'미스함무라비' 김명수 "'키우는 맛' 있는 배우 되고 싶다"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인피니트 엘이 배우 김명수로서 자신의 진가를 재증명했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임바른 역을 맡아 이름처럼 ‘바른’ 존재감을 선보인 것.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은 앞으로 펼쳐보일 배우 김명수의 발자취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최근 진행된 ‘미스 함무라비’ 종영 인터뷰에서 김명수는 “임바른을 통해 여러분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뻤어요. 많은 관심과 사랑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게요”라며 미소 지었다.

‘미스 함무라비’는 방송 시작 전 약 90% 정도 촬영이 진행된 상태. 때문에 배우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현실감 넘치면서도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오롯이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생방송 식으로 촬영을 할 때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저희 드라마는 사전 제작에 가깝다 보니 그런 부분에 장단점이 있었어요. 휩쓸리지 않고 제가 분석한 캐릭터대로 연기를 할 수 있었고요. 어제도 방송을 보고 그제도 봤는데, 촬영을 안 하고 있으니 형들과 누나가 보고 싶기도 하고 선생님들과 만나 이야기도 해야 하는데 싶더라고요. 다들 다른 작품을 촬영하고 있어 그런 점이 아쉬워요. (웃음)”

김명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법정물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그가 맡은 역은 원칙주의 판사 임바른. 김명수는 실제 임바른과 비슷한 성향이라고 밝혔다.

“‘미스 함무라비’의 원작 책이 있어 작가님, 감독님을 만나기 전에 읽었어요. 임바른이 개인주의자에 원칙주의자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저와 사상, 성향이 비슷하다고 생각됐어요. 법정물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잖아요. 판사가 무겁고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라고 여겨졌는데 ‘미스 함무라비’를 읽고 나서 이들도 똑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드라마를 했을 때 좀 더 임바른에 대해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김명수는 촬영에 돌입하기 전 직접 법원을 방문, 임바른의 모습을 더욱 섬세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작가님이 현직 부장판사님이라 법원도 찾아갔어요. 배석판사들이 일하는 걸 보고 모니터를 하고, 실제 재판도 봤죠. 말씀하시는 뉘앙스나 어떻게 계시는지 그런 것들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법정 용어에 대해서는 작가님께 정확히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 판사에 대해 익히려 노력했어요.”

김명수는 ‘미스 함무라비’의 원작자이자 드라마 대본을 집필한 문유석 판사에게 고마워했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혀줬다는 것.

“저는 말을 계속 해야 하고 어필해야 하는 직업인 것 같은데 임바른은 나와 관련이 없으면 잘 지나가요. 표현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다른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생각한 뒤 말하는 대화법 자체가 비슷하고요. 작가님이 인터뷰에서 말씀해주셨듯 저와 비슷하게 대본을 써주셨어요. 가장 저와 비슷한 옷을 입혀주기 위해 그렇게 써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미스 함무라비’는 현실을 바탕으로 그려져 호평 받았다. 매 회가 깊은 인상을 남긴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는 매 회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6회가 가장 좋았다고 밝혔다.

“제 스스로 좋은 화를 꼽자면 6화에요.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팬 분들도 그러시더라고요. 저희 드라마에 멜로가 별로 없지만 6화는 많은 편이에요. 아역부터 지금까지의 서사를 그리고 있는데, 6화를 떼어서 바른이와 오름이의 단막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잊혀질 권리에 대해서도 나오고요. 이 6회 전체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시정차 반응도 좋았던 것 같고요.”

극 중 박차오름(고아라)과 임바른의 멜로는 분량이 적어서 환영 받기도,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법정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바른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은 조금 더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있었으면 했던 것도 사실. 김명수는 “멜로가 없어서 어떻게 보면 좋았고, 어떻게 보면 안 좋았다”고 시청자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법정물이 유행해서 많은 드라마들이 나왔잖아요. 일은 안 하고 연애만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저희 드라마 원작이 책인데 원작에도 멜로가 많이 안 나와요. 원작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아쉽기도 하지만 멜로가 안 들어가 좋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멜로가 적어 좋아하시는 분들이 애도 타고. (웃음) 14회가 무거운 주제였어요. 뽀뽀 예고편이 나왔는데 그게 가장 조회수가 높더라고요. 멜로를 넣었어야 했나 생각도 했지만 이미 촬영도 했고, 원작도 멜로를 강조하지 않았으니까… (웃음)”

이와 함께 김명수는 응급실 신도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바른이의 편견과 사상이 깨지는 화”라고 설명한 그는 “바른이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는 것 같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사실 이번 드라마는 김명수의 필모그래피에 오래 남을 정도로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스스로도 성장했다 느껴지냐는 질문에 김명수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만족하는 순간 끝인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아무래도 장점 보다 단점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인터넷 댓글을 보면 긍정적인 것도 많지만 부정적인 것도 있어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그런 부분들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계속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감으로써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에게 차근차근 올라가는 계단형 성장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키우는 맛이 있다’, ‘랜선맘’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런 부분들을 느끼실 수 있게끔 채워나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김명수는 ‘미스 함무라비’를 사랑해준 팬들을 향한 인사를 잊지 않았다.

“너무나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작품에서 좀 더 달라진 김명수가 되도록,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김명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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