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나? [송일섭의 사진공작소]

[마이데일리 = 송일섭 기자]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의 미를 획일화하여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행사다"

지난 2002년 지상파 방송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중계가 중단되면서 여성단체에서 발표한 성명의 일부분이다.

숱한 논란속에 지속되어왔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이번에는 주최측의 미숙한 진행과 '갑질 횡포'로 기자들이 단체로 행사를 보이콧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2018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32명의 본선진출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진선미를 선발했다.

올해 행사는 전체공개 취재를 진행했던 이전과는 달리 참가자들의 '수영복 워킹'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내부취재가 비공개로 바뀌어 취재 범위는 오후5시에 진행되는 '포토월'행사에 국한됐다. 주최측에서는 내부취재가 비공개로 전환된 사실을 알리며 "변덕스런 날씨와 현장상황 때문에 포토월 취재는 올림픽홀 로비에서 진행됩니다. 협소한 공간으로 불편함이 따를것으로 판단됩니다" 라는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그러나 당일 진행된 포토월 행사는 사전에 고지된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됐다. 내부에서 진행될것이라 했던 포토월은 아무런 공지 없이 외부에 설치되었고, 자리배정 방식은 '추첨방식'으로 전환되었다며 행사시작 한시간전 부랴부랴 문자를 돌렸다.

섭씨35도까지 올라가는 불볕더위에 밖으로 내몰린 기자들은 주최측의 '갑질 횡포'에 다시한번 분노할수 밖에 없었다. 주최측에서 행사장 내부에 있는 화장실 출입을 막으며 출입문을 잠궈 버린 것.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알아서 이용하라"는 주최측의 설명에 현장의 취재진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5시부터 시작된 포토월 행사는 취재진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진행됐다. 변경된 내용과 현장상황에 대해 주최측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털사이트와 라이브 중계가 예정되어 있던 사실을 알린 주최측에서는 우선적으로 자리에 앉아줄것을 요구했고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거부하며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행사를 시작해 버린 것. 주최측과 조율을 거치던 취재진은 취재진도 없이 행사를 강행하는 모습에 전체 취재를 보이콧 하기에 이르렀다.

1957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62회째를 맞는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의 성상품화' 논란에 이어 주최측의 '갑질횡포'로 초라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 지난 6월 25일 SBS에서 보도했던 '미스코리아 뒷돈거래' 의혹 기사는, 몰락하고 있는 미스코리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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