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선수들, ‘독수리 세리머니’ 논란…정치적 메시지?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역전승을 따낸 스위스 선수들이 골 세리머니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 논란이 일어났다.

스위스는 23일(한국시각)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E조 2차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스위스는 1승 1무를기록, 승점 4점을 기록해 브라질에 이어 E조 2위가 됐다.

이번 대회서 나온 첫 번째 역전승이었다. 스위스는 후반 7분 그라니트 자카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44분에는 세르단 샤키리가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논란은 경기가 종료된 이후 불거졌다. 자카와 샤키리는 각각 골을 터뜨린 직후 양손 엄지손가락을 엇갈리게 잡고, 손가락을 모두 펼쳐 독수리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세리머니였다. 이는 알바니아 국기에 새겨진 독수리 모양을 표현한 세리머니였다.

세르비아와 알바니아는 발칸 역내에 있는 국가다. 1990년대 코소보 독립운동 이후 코소보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 소원한 상태가 지속된 관계다. 코소보 역시 지난 2008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동점골을 넣은 자카는 알바니아계 스위스인이며, ‘AFP 통신’에 따르면 자카의 아버지는 스위스 망명 전 3년 6개월 동안 정치범 수감생활을 했다. 자카, 샤키리의 세리머니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다.

국제축구연맹은 선수들이 경기 도중 정치적, 종교적 의미를 담은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A매치 출전정지, 벌금 등의 징계도 내려진다. ‘AP통신’은 “자카, 샤키리의 세리머니는 세르비아, 알바니아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여지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세르단 샤키리. 사진 = 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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