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배우 전향 쉬웠을까? 포미닛 남지현이 아닌 배우 손지현의 진심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유명 아이돌이었다면 배우가 되기 쉬울까. 손지현에게 그런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다.

걸그룹 포미닛의 남지현은 그룹 해체 후 약 1년여 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배우로 전향했고, 남지현이 아닌 손지현이라는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섰다. 손지현으로서의 첫 작품이 바로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 여진족 혼혈 소녀 루시개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신인 배우들과 같이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을 통해 ‘대군’에 출연하게 됐죠. 감독님께서 캐릭터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보신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제 열의를 보시고 캐스팅해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실제 ‘대군’의 김정민 PD는 적극적으로 오디션에 임하는 손지현을 보고 캐스팅 마음을 먹었다고. 하지만 이런 ‘절실함’은 작품을 향한 타는 목마름을 지닌 다른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

“당시 모든 역할을 다 연기해봤어요. 보통 20분 정도면 오디션이 끝났는데 전 2시간 정도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어요. 저나 감독님이나 서로에 대해 더 알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실 손지현이 배우가 돼 카메라 앞에 선 건 생각보다 오래 됐다. 지난 2010년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을 시작으로 드라마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시청자, 관객들과 만났다. 이런 손지현이지만 스스로를 ‘신인 배우’라 칭했다.

그룹 해체 후 갖게 된 공백기 동안 연예계를 떠날까 고민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낸 손지현. 인생의 일부분이 사라진 느낌이었고, 허무함도 느꼈다. 연기를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일반인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심했다. 평범한 삶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 뒤를 돌아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감히 마음을 다잡았다. 그동안 연기를 향한 절실함이 더욱 깊어졌다. 때문에 더더욱 ‘신인 배우’로서 차근차근 다잡아가자고 생각했다. ‘포미닛 남지현’을 내려놓은 그는 다시 신인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걸그룹으로 정상을 찍었던 포미닛인데?”라는 말에 “지나가는 사람1 역할만 주어져도 좋을 것 같았다”며 손사래친 손지현은 다른 신인 배우들이 겪는 고통에 비해 자신의 고통은 크지 않다며 겸손한 말을 건넸다.

손지현은 현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의 일원이 된 후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 더 쉬워졌다고 털어놨다. 아티스트컴퍼니는 이정재, 정우성, 하정우의 소속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회사에 계신 훌륭하신 선배님들을 보며 ‘내가 뭐라고’라는 생각이 더 피부로 와 닿았어요. 이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를 갔으면 이렇게 빨리 내려놓지 못했을 것 같아요.”

손지현의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 그동안 그래왔듯, 여전히 오디션을 보며 ‘신인 배우 손지현’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요즘 오디션을 보고 있어요. 예전보다 편해진 것 같아요. 맞는 역이 있겠지 싶고.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하지만, 그 순간 딱 몰입하고 그 결과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 않아요. 제 몫이 언젠가 올 거라고 믿어요.”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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