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넘어서 식재료"…tvN, '식량일기'로 食예능 확장 성공할까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유행처럼 번진 먹거리 예능, tvN이 이번엔 음식을 넘어 식재료로 범위를 넓혔다. '식량일기'가 그 주인공이다.

25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 탤런트 스튜디오에서 케이블채널 tvN '식량일기 닭볶음탕' 제작발표회가 열려 이근찬 CP, 정상원 PD를 비롯해 가수 보아, 독일 모델 닉, 그룹 오마이걸 유아, NCT 태용, 개그맨 이수근, 박성광, 방송인 서장훈이 참석했다.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은 닭볶음탕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한 도시농부 7인의 농사 성장기로, 농부가 된 연예인들의 농장 라이프를 담은 리얼리티 관찰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들은 실제로 농장에 머물며 닭볶음탕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직접 생산하는 데 도전한다. 즉, 파종에서 수확까지 한 그릇의 닭볶음탕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예능으로 담아낸다는 이야기다.

이 CP는 "저희가 먹는 세 끼의 밥상이나, 입으로 들어오는 식량의 재료들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어떻게 오는지를 알고자 했다"며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먹는 고기가 닭이다. 그래서 닭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오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한 이 CP는 다수의 먹거리 예능 가운데 '식량일기'만의 차별점도 언급했다. 그는 "인간의 먹는 욕구는 원초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먹거리 기본의 원천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막상 보시면 다른 먹거리 예능과 다를 것이다. 재미보다는 한번쯤 고민하시길 바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의도가 완벽히 시청자들에게 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식량일기'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비판이 일었다.

모두가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당연 인지하고 있지만 미디어에서, 예능으로 부각시킨다는 게 과하다는 입장이었다. 알을 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 기르던 병아리를 최종적으로 식탁에 올린다는 것을 직접 목격한다는 것 또한 잔혹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 PD는 "관심 자체에 일단 감사하다. 사실 먹느냐, 마느냐의 이야기가 이미 나오고 있는 걸 알고 있다"며 "쉽게 구해서 먹는 식량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가 취지다. 먹느냐, 막느냐는 출연자들과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과정이니까 끝까지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섣부른 판단을 자제할 것을 바랐다.

이 CP는 "최초의 기획 단계에는 없었지만 동물의 윤리적인 부분을 고민하게 됐다. 저희 스스로도 배우고 고민하면서 가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서장훈은 "단순히 다른 프로그램들처럼 왁자지껄하고 예능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며 "조금 차이가 있다. 우리가 맛있게 먹고만 살았는데, 먹거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오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하고 있다. 방송이 됐을 때 조금 다르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고 프로그램의 매력을 설명했다.

특히 "가장 스케줄이 없어서" 홀로 상주하고 있다는 박성광은 "너무 외롭다. 밤 되면 할 게 하나도 없다. 처음엔 TV도 안 나왔다. 청소기도 없고 드라이기도 없다"며 말하면서도 "지금 빨리 가서 고추를 정리하고 깻잎도 따야 한다. 지금 고추 지지대가 무너졌다"고 전해 몰입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식량일기'는 보아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바. 그동안 SBS '케이팝스타', '집사부일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독보적인 '선배 존재감을 보인 그가 관찰 리얼리티로 대중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제작진의 신뢰도 대단했다. 정 PD는 "태용과 보아가 우리 프로그램에 있다는 게 제일 큰 차별점"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보아는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내가 과연 살면서 농촌 생활이나 농장일을 계획적으로 해볼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 하루가 너무 바쁘게 흘러간다. 촬영이 끝나면 어떻게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고된 하루가 끝난다. 작물들이 자라는 거 보고 손수 일궈놓은 농장이 가꾸어지는 걸 보니까 '이래서 농장 생활을 하는구나' 싶다. 예능이라기보다는 리얼리티처럼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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