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수지가 잘못한 게 뭐지?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가수 수지가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소신을 밝혔고 응원받아 마땅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수지의 발언을 논란으로 치부한다.

최근 유명 유튜버 양예원은 과거 한 스튜디오에서 원하지 않는 노출 사진을 찍었고, 추행까지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유사한 일을 겪은 피해자들이 등장했다.

수지는 이들이 겪은 일에 함께 공분하며 국민 청원에 대한 공개지지를 보냈다.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칭과 함께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톱스타 수지가 나서자 청원에 뜻을 모으는 사람들 역시 순식간에 증가했다.

여기에 수지는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고 센스있게 응수했다. 어쩌면 누군가는 사랑스러운 외모와 미소를 가진 수지만을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현명하고 똑부러지게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과 맞서는 게 꼴사나웠을지도.

다수는 수지를 응원했지만 또 한편에서는 무차별적인 비난이 공존했다. 결국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예인 수지의 사형을 청원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수지가 지지를 보낸 노출사진 유포와 성추행 관련 사항보다는 해프닝에 포커스가 맞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지는 변함없이 뜻을 전했다. 여전히 청원을 지지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 또한 뜻을 함께하기를 독려했다.

여러 여성 연예인이 페미니즘 발언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레드벨벳 아이린은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에이핑크 손나은은 'Girls can do anything'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휴대전화 케이스를 쓴다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받았다. 루나는 페미니즘 지지 발언을 했고, 설현은 루나의 지지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실제로 이들이 페미니스트인지조차 확인된 바 없지만 단순히 그럴지 모른다는 이유로 화형식을 당하고 있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소비된다. 특히 여성 연예인은 때론 성적으로, 악의적으로 소비되고 소모된다. 그럴 때마다 침묵하고 감내해야했던 이들이 변화하고 있다. 예쁜 꽃으로 치부됐던 여성 연예인들의 독한 말에는 죄가 없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