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활동강행' 닐로, 무조건 "아니다"고 하면 그말을 누가 믿나

[마이데일리 = 대전 이승록 기자] "진심과 최선을 다해 노래하겠다."

가수 닐로가 23일 대전 배재대학교 축제에 초대 가수로 올라 이같이 말했다. 이날 닐로가 논란의 곡 '지나오다'를 부를 때, 학생 등 관객 500여 명이 소위 '떼창'을 하며 따라 불렀으나, 이를 두고 닐로가 자신의 노래에 '진심'이 닿아 대중이 화답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투명한 해명 없이 논란을 외면한 탓이다.

닐로는 음원 사재기 의혹이 최초 불거진 지 한 달이 훌쩍 넘은 지난 22일에야 입장을 처음 내놨다. 당당하게 해명한 것도 아니다. 한 네티즌이 SNS로 MBC '뉴스데스크'의 사재기 의혹 보도에 의견을 요청하자 그제야 겨우 댓글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을 뿐이다.

해명도 제기된 의혹이 "아니"라는 게 전부였다. 반박의 합리적 근거도 내놓지 못했다. 그저 닐로는 "언론에서 조작이 가능하다는 보도가 제가 했다는 사실이 아님에도 그렇게 비춰질 수 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혀 그런 거 없다"고 반복했을 뿐이다.

그러더니 "제가 사실을 말해도 잘못 비춰질 것들과 기사거리로 잘못 와전될 소지 때문에 이렇게 짧지만 이제서 조금 얘기 드린다"며 도리어 묵묵히 활동하겠다는 뜻만 밝혔다.

사실이 와전될까 두려워 짧게만 해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의혹에 명명백백 해명해야 사실이 와전되지 않는다. 논란을 뒤로 하고 활동만 강행하겠다는 건, 사실상 의혹을 제기한 대중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

닐로가 밝혀야 할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음원차트 '역주행' 추이가 기존 '역주행' 가수들과 달리 가파르게 상승했던 이유, 인기 아이돌 팬덤이 득세하는 새벽 실시간차트에서 이들을 제치고 '무명'에 가까운 닐로가 1위까지 치솟은 이유 등이다.

'입소문' 때문이라고 치부할 요량이라면, 구체적으로 '입소문'이 나게 된 경로를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순위 상승의 뚜렷한 경로를 스스로도 모른다면, 이를 파악하지 못한 소속사의 무능이자 의혹 해명에 의지가 없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학 축제 무대에선 예상을 깨고 '지나오다' 떼창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를 닐로의 '진심'이 통했다고 볼 수는 없다. 도리어 음원차트 의혹이 빚은 노이즈 마케팅 덕분이라고 해석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합당하다.

닐로는 이날 논란에 대한 특별한 해명은 않고, 관객들과 셀카를 찍고 외모 칭찬에 "실물이 낫죠?"라고 받아 치는 등 여유 넘치는 모습이었다.

일부의 환호에 도취돼 논란을 외면해선 안 된다. 진실 없는 노래에 대중이 진심을 느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사진 = 대전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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