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의 믿음, 유강남이 살아야 LG가 산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유)강남이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2군에 갈 일은 없죠"

류중일 LG 감독의 믿음은 여전하다. 사실 LG 포수 유강남은 최근 부진이 극심하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의 가운데 펜스도 심심찮게 넘겼던 유강남의 파워는 4월 이후로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잠실 삼성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공교롭게도 LG는 이날 경기에서 삼성에 7-8로 아깝게 패했고 이때부터 거짓말 같은 8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마침 8연승을 했던 팀이었기에 그 충격은 더 컸다. 가까스로 8연패는 탈출했으나 이후 LG는 위닝시리즈를 거둔 것이 단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5월 성적이 좋지 못하다.

LG의 5월 부진은 유강남의 난조와 그 궤를 함께 한다. 유강남은 5월 타율이 .167에 불과하다. 홈런은 전무하고 타점도 3개 뿐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강남의 부진은 LG에게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9일 잠실 한화전에서 9회말 1사 1,3루 찬스를 맞이한 LG는 유강남의 방망이에 기대를 걸었으나 끝내 3루수 병살타에 그쳐 1-2 석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다음날인 20일 잠실구장엔 유강남이 배팅 훈련을 자처하고 나섰다. LG는 전날 야간 경기를 치르고 이날 낮 경기에 나서는 것을 고려해 자율 훈련을 실시했다. 배팅 훈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주전 선수는 역시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은 펜스를 넘기는 타구도 만들어내면서 타격 훈련에 매진했다. 덕아웃에서 이를 지켜본 류 감독은 "어제 저렇게 쳤으면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웃었다.

류 감독은 부진이 길어지는 유강남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부상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유강남을 2군으로 내릴 이유가 없다"고 천명한 것이다.

결국 유강남이 살아야 LG가 산다. LG의 올 시즌 행보는 롤러코스터에 비유할 수 있다. 롤러코스터로 따지면 이제 LG와 유강남은 다시 올라갈 차례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류 감독은 8연승 후 8연패를 겪으면서 "나부터 자만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류 감독이 마음을 다잡고 재무장한 것처럼 이제 유강남도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유강남(왼쪽)과 류중일 감독.(첫 번째 사진)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유강남.(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