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대신 SV' 한화 서균 깨운 한마디 “네 공 아무도 못 쳐”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비록 한화 이글스는 4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지난 한 주간 4승(2패)을 따내 SK 와이번스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특히 2위로 도약한 지난 19일 LG 트윈스전은 정우람이 아닌 서균이 마무리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5번째 맞대결. 한화는 2-1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9회말에 정우람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수 없었다. 이미 정우람이 3연투하며 한화의 3연승에 힘을 보탰던 터라 휴식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정)우람이는 오늘 쉰다”라고 못 박기도 했다.

한화는 8회말 마운드에 올라 LG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한 송은범을 다시 투입했다.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송은범은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주며 9회말을 시작했다. 이어 양석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막아냈지만, 이천웅에겐 안타를 맞았다.

1사 1, 3루 위기상황. 한화의 선택은 서균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서균은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유강남과의 승부서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장식한 서균은 이어 몸쪽으로 향하는 2구(투심, 구속 138km)을 던졌고, 이는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한화가 정우람을 투입하지 않고도 1점차 리드를 지켜낸 것이다.

“9회말이 시작할 땐 긴장이 됐는데, 오히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올라갈 땐 긴장하지 않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한 서균은 “투심으로 병살타를 유도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진짜 병살타가 될 줄은 몰랐다. 포수(최재훈)가 몸쪽 사인을 준 대로 던져서 얻은 결과였다. 병살타 유도는 포수 덕분이었다”라며 웃었다.

이날 경기는 한화뿐만 아니라 서균 개인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승리였다. 서균이 프로 데뷔 후 통산 28경기 만에 따낸 첫 번째 세이브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송)은범이 형이 끝내주길 바랐다. 그래야 팀이 깔끔하게 이기는 것 아닌가”라고 운을 뗀 서균은 “세이브를 따내 얼떨떨하긴 하다. 어려운 상황이었고, 아직 첫 승도 못한 상황에서 세이브를 먼저 했다는 건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서균은 올 시즌 한화가 자랑하는 핵심 불펜전력이다. 서균은 24경기에 등판, 15⅓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7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KBO리그를 통틀어 15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평균 자책점이 0.00인 투수는 서균이 유일하다. “구단에서 ‘네 공은 아무도 못 친다’라고 얘기하셔서 자신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라는 게 서균의 설명이다.

한용덕 감독 역시 “최고다. 더 이상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 24경기에서 총 투구수가 226개밖에 안 된다는 것은 그만큼 공격적으로 투구를 했다는 의미”라며 서균을 칭찬했다.

언젠간 ‘미스터 제로’는 깨질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서균에 대한 한화 코칭태프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졌다. 한화와 서균이 지난 19일 LG전에서 따낸 신승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 아닐까.

[서균.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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