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다재다능한 권창훈을 대체할까?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신태용호가 다재다능한 미드필더 권창훈(디종)을 잃었다. 축구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두고 소속팀 최종전에 출전한 권창훈은 아킬레스건을 다쳐 쓰러졌다.

권창훈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새벽 앙제와의 프랑스 리그앙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가 후반에 부상으로 교체됐다.

디종 구단과 현지 언론들은 권창훈이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회복까지 수개월이 걸려 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권창훈의 에이전트 측도 “권창훈이 20일에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하고 현지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로 했다. 21일 출정식에는 참가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부상 악재 속에 권창훈마저 잃은 신태용 감독은 말을 아꼈다. 같은 날 FC서울과 전북 현대와의 경기를 관전하러 온 신태용은 출정식에서 모든 걸 말하겠다”고 전했다.

이미 염기훈(수원)과 김민재(전북)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전술적인 변화까지 고려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의 부재로 또 한 번의 플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대로라면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할 지도 모른다.

김민재가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면서 신태용 감독은 기존의 포백에서 스리백으로의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권창훈마저 쓰러지면서 공격진도 판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초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와 함께 권창훈을 스리톱 내지는 기성용(스완지시티), 박주호(울산)와의 중원 조합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어느 위치에서든 제 역할을 해내는 권창훈을 팀의 엔진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권창훈의 부상으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수비라인을 다시 꾸리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복잡한 가운데 공격진까지 고민이 확대됐다.

28인 소집 명단에서 권창훈을 대체할 선수로는 이재성(전북)이 가장 유력하다. 이재성 역시 왕성한 활동량과 어느 위치에서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다. 실제로 4-4-2 포메이션에서 이재성은 권창훈과 함께 좌우 측면 날개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전술적인 이유로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도 후보 중 한 명이다. 경기 감각만 문제가 없다면 이청용만한 대체자도 없다. 그 역시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또한 전술 이해도 높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권창훈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소속팀에서 측면을 뛴 경험이 있고 무엇보다 월드컵 같이 큰 무대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다만 본선전까지 얼마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냐가 관건이다.

이번 신태용호에 ‘깜짝 승선’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문선민(인천)도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큰 경기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신태용 감독이 선발보다 조커로서 활용할 의지가 높기 때문에 권창훈을 당장 대체할 만한 자원으로 평가되진 않는다.

예비 명단에서 선수를 추가 발탁할 여지도 있다. 측면 자원으로 분류되는 지동원(다름슈타트)은 지난 1월 독일 2부리그로 임대 이적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비록 28인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권창훈의 낙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최전방과 측면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지동원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선수가 아니라면 신태용 감독이 전술을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최전방에 손흥민-황희찬-권창훈을 배치한 3-4-3에서 손흥민-황희찬 투톱을 가동하고 미드필더 숫자를 늘린 3-5-2로의 전환이 대표적인 예다. 이럴 경우 이재성이 중앙으로 들어와 기성용, 박주호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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