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7일만의 2회 강판' 고개 숙인 두산의 좌완 에이스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두산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친정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장원준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8실점 조기 강판으로 시즌 4패를 기록했다.

장원준은 2015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장꾸준’이란 별명과 함께 3시즌 동안 86경기 41승 27패 평균자책점 3.51의 안정감을 뽐냈지만, 올 시즌 출발은 명성에 걸맞지 않다.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39⅔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7.71로 헤매고 있었던 터.

초반 4경기 평균자책점 10.61의 부진을 겪다 4월 20일 KIA전 6이닝 1실점으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4월 26일 SK를 만나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5월 5일 LG전과 11일 넥센전에서도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일지로 봤을 때 이날은 호투가 이어질 차례였지만 장원준은 사직의 만원 관중 앞에서 난타를 당했다.

1회 위기는 그래도 잘 넘겼다. 선두타자 전준우,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주고 자초한 1사 1, 2루서 이대호를 병살타로 처리한 것.

그러나 2회 곧바로 악몽이 찾아왔다. 1사 후 정훈과 앤디 번즈(2루타)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신본기를 사구로 출루시키며 흔들렸고, 타율 .120의 9번타자 나종덕에게 충격의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위기는 계속됐다.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아 이어진 만루 위기서 문규현에게 좌측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2타점 2루타를 헌납했다. 손아섭의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이대호를 다시 볼넷으로 내보냈고 채태인에게 던진 직구가 높게 형성되며 중월 만루홈런으로 연결됐다. 장원준은 곽빈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장원준의 1⅔이닝은 올 시즌 최소 소화 이닝이다. 최근 기록을 봐도 2회에 강판된 건 2015년 9월 25일 KT전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무려 967일 만에 2회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

여기에 8실점 또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었다. 3월 31일 KT전에도 8실점했지만 당시 자책점은 8점이 아닌 6점이었다. 고개 숙인 두산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다.

[장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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