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 이닝 8득점, 득점권 타율 1위란 이런 것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리그 득점권 타율 1위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롯데는 19일 사직 두산전에 앞서 KBO리그 득점권 타율 1위(.306)에 위치하고 있었다. 팀 타율 6위(.282), 출루율 6위(.347), 장타율 7위(.422) 등 전반적인 타격 지표는 중위권에 머물러 있었지만 득점권만 되면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득점권타율이 9위(.285)에 그쳤던 롯데였기에 올 시즌 반등이 더욱 놀랍다. 조원우 감독은 “타자들이 서로를 도와가며 공격을 하고 있다”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롯데의 타선은 최근 상승세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용찬을 만나 심각한 빈타에 시달리며 1득점에 그쳤던 것. 하지만 조 감독은 “어제는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나쁠 때가 있으면 또 좋을 때도 있다”라고 이에 크게 개의치 않았고, 롯데는 하루 만에 감을 찾아 득점권 타율 1위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하이라이트는 2회초였다. 1회 1사 1, 2루서 이대호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침체가 계속되는 듯 했지만 2회 아쉬움을 확실하게 털어냈다. 1사 후 정훈과 앤디 번즈(2루타)가 연속안타로 물꼬를 텄고, 신본기가 사구로 출루해 만루가 만들어졌다. 이어진 타석은 타율 .120의 나종덕. 그러나 나종덕은 장원준을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빅이닝의 서막을 알린 순간이었다.

이후 전준우가 중전안타로 징검다리 역할을 했고, 3경기 만에 돌아온 문규현은 2타점 2루타로 휴식의 효과를 입증했다. 롯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대호의 볼넷으로 다시 만들어진 만루서 채태인의 중월 쐐기 만루홈런으로 장원준을 강판시켰다. 이날 승부를 조기에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롯데는 추가점도 거침없이 뽑았다. 3회 1사 만루서 손아섭이 밀어내기 볼넷, 이대호가 희생플라이에 성공했고, 4회엔 선두타자 정훈이 유희관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치며 대승을 자축했다. 8회말에는 전준우가 데뷔 첫 만루홈런에 성공. 최근 몇 년간 득점권만 만나면 작아지는 거인이었지만 이날은 득점권 타율 1위에 걸맞은 타격을 펼쳤다.

롯데의 2회 8득점은 올 시즌 한 이닝 최다 득점 타이기록이었다. 롯데는 4월 3일 대전 한화전과 4월 24일 수원 KT전에서도 한 이닝에 8점을 냈다.

[채태인.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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