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 "크리스틴 스튜어트, 맨발 레드카펫 '왜?"…칸에 분 여풍 (폐막③)

[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김나라 기자] 올해 칸영화제엔 전에 없던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었다.

지난 8일(현지시각)부터 19일까지 프랑스 칸에서는 제71회 칸영화제가 개막했다. 이번 영화제는 남성 중심적인 영화제라는 인식을 벗기기 위한 영화인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이는 심사위원단만 봐도 엿볼 수 있다. 칸영화제 측은 총 9인의 심사위원 중 5명을 여성 영화인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장부터 호주 출신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었다. 지난 70년의 칸영화제 역사상 단 11차례뿐이었기에 의미가 크다. 여기에 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 에바 두버네이 감독, 싱어송라이터 카자 닌 등이 심사를 맡았다.

이에 더 나아가 여성 영화인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문 사건이 불거졌던 만큼, '타임즈 업'(Time's Up-이제 그만해!)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고 여성 권익이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행동하는 운동이다.

이에 따라 레드카펫 행사에선 진풍경이 연출됐다. 여성 영화인 82명이 성평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 이들은 열을 지어 팔짱을 낀 채 레드카펫을 밟았다. 82명이라는 숫자로 남성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현저히 낮은 여성의 참여도를 꼬집었다. 71년 동안 남성 감독 1,688명이 뤼미에르 대극장의 계단을 오른 반면, 여성 감독은 오직 82명뿐이 이 기회를 얻었다.

이에 대해 케이트 블란쳇은 "그 권위 있다는 황금종려상의 영예는 무려 71명의 남자 감독에게 돌아갔다. 여자 감독은 단 2명뿐이었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레드카펫 위 맨발 퍼포먼스로 칸영화제에 비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을 신은 채 레드카펫을 밟았으나, 이내 취재진 앞에서 신발을 벗어던졌다.

이는 칸영화제의 엄격한 드레스 코드에 대해 항의를 표한 것. '영화제에 참석하는 여성은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는 룰을 깨트려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칸영화제 측은 지난 2015년 영화 '캐롤'의 갈라 스크리닝 당시 드레스코드를 어겼다는 이유로 굽이 없는 '플랫슈즈'를 신은 여성들의 입장을 금지한 바 있다.

[사진 = 칸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AFP/BB NEWS]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