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전성기는 2~3년 뒤, 매우 중요한 WNBA 경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3년 뒤가 피크가 되지 않겠어요?"

18일 KB 안덕수 감독과 전화통화가 닿았다. 안 감독은 최근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힘들지만, 박지수(KB, 라스베가스) 얘기가 나오니 목소리가 밝아졌다. 안 감독은 라스베가스 개막엔트리 발표 직후 박지수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라고 했다.

박지수의 WNBA 라스베가스 개막엔트리 등록. 한국농구의 쾌거다. WKBL에 데뷔할 때부터 이 바닥에만 머무를 선수가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만 20세에 WNBA 무대를 밟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잠재력을 WNBA가 알아봤다.

지난 두 시즌간 박지수의 기량 향상은 눈부셨다. 전반적으로 몸싸움 능력, 점퍼의 정확성, 순간적인 공간 확보에 의한 페이스업 공격 등이 좋아졌다. 포스트업이 다소 미흡하다고 해도 나쁜 편은 아니다. 즉, 지금 박지수는 타고난 하드웨어에 단조로운 공격루트로 리그를 씹어먹는 최고의 센터에서 공격의 다양성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놓였다. 괴물센터로 가는 길이다.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서 외곽 수비의 스텝, 순간적인 감정 컨트롤과 파울 관리가 보완점으로 대두했다. 당장 WNBA에서 맞이한 파울 콜 기준은 WKBL과 차이가 있다. 두 차례 시범경기 모두 5반칙을 한 건 간과할 부분이 아니다.

그러나 WNBA의 문화에 빨리 적응하고, 몸으로 콜을 느끼면서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게 안 감독 견해다. 그는 "지수는 한국농구의 보물이다. 챔프전 직후에 말했듯이 어차피 WNBA에 가야 할 선수다. 지수가 정말 잘 돼야 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안 감독은 박지수를 굳게 믿는다. 현재 국내에서 박지수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다. 그는 "지수가 성격이 좋다. 딱 스무살짜리 젊은 아가씨다. 주눅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말도 잘하고 쾌활하다. 미국에서 적응을 잘 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문화, 분위기 적응이 빠르면 농구 능률도 높아지는 법이다.

안 감독이 올 시즌 WNBA리거 박지수에게 바라는 건 트랜지션과 1대1 능력 향상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수비수들과 부딪히면서 노하우를 익히길 바란다. 그는 "라스베가스 감독도 트랜지션 농구를 선호한다고 하더라. 지수가 트랜지션을 빨리 해서 골밑에 자리를 잡고, 2대2를 하거나 1대1을 하는 부분, 점퍼의 정확성 등을 좀 더 높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될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박지수가 올 여름에 쌓는 경험이 2~3년 뒤에 괴물센터, 초특급 에이스로 성장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안 감독은 "지수의 피크(전성기)는 2~3년 뒤에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올 시즌 WNBA 경험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보완점을 메우면 2~3년 뒤 전성기가 찾아온다는 뜻.

두 가지 궁금증 및 우려는 있다. 일단 출전시간이다. 시범경기서 20~25분 내외의 출전시간을 부여 받았다.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는 베일에 가렸다. 똑같은 백업이라고 해도, 핵심 식스맨과 벤치워머는 다르다. 안 감독도 "그게 궁금하다. 많이 뛰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체력관리와 부상이다. WKBL 시즌을 치른 뒤 곧바로 라스베가스 캠프에 참가했다. WNBA 정규시즌 34경기를 앞뒀다. 상황에 따라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9월 FIBA 스페인 여자농구월드컵까지 뛰어야 한다. 그리고 KB로 컴백, 11월 WKBL 2018-2019시즌 개막이다. 쉴 틈이 없다.

안 감독은 "아직 웨이트가 단단한 선수는 아니다. 부상 없이 WNBA시즌을 마쳐도 대표팀까지 뛰고 오면 여기서(KB) 체력적인 문제나 부상 위험이 생길 수 있다. 그 부분을 잘 관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KB와 안 감독의 컨트롤도 중요하다.

안 감독은 6월 초 미국으로 날아간다. 6월 18일 예정된 WKBL 외국선수 드래프트 준비를 위해서다. WNBA 선수들을 두루 살피면서 라스베가스 경기도 두 차례 관전할 계획이다. 그는 "지수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지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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