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정원 감독 "교체아웃할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마이데일리 = 수원 김종국 기자]"이런 경우는 축구 지도자를 하면서 처음이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행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수원은 1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C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울산에 3-0으로 이겼다. 지난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수원은 이날 승리로 통합전적 3-1을 기록하며 7년 만의 AFC챔피언스리그 8강행에 성공했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오늘 정말 기분이 좋다. 2차전을 준비하면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코치진과 선수단의 이야기가 '정말 간절하게 뭔가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전북전에서의 모습을 오늘 다시한번 홈팬들에게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했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미팅도 많이했다. 교체를 시킬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힘들게 열심히 뛰었고 3명을 교체해야 했지만 11명의 선수 중 나쁜 선수들이 없었다. 이런 경우는 축구 지도자를 하면서 처음이었고 선수들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선수 구성이 수비적이었다는 질문에 서정원 감독은 "우리가 1차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수비적인 것은 말이 안된다"며 "울산과 이번달 들어 3번째 경기였고 서로에 대한 장단점은 이미 파악됐다고 봤다. 어제까지 코치진과 고민하며 11명을 구성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었다. 컴팩트를 강조했다. 무조건 끌어 올리고 세컨볼은 우리가 다 따야 한다고 했다. 그런 장면에서 우리 선수들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였고 세컨볼 싸움에서 계속 이겨 볼을 소유할 수 있었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됐지만 컴팩트한 모습을 보이며 11명이 골고루 뛴 것이 상대를 제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울산전 멀티골을 터트린 김건희에 대해선 "올해 들어 미팅도 여러차례 했고 힘들어 했다"며 "올시즌을 시작하면서 경기를 많이 출전하지 못했고 힘들어했다. 그런 상황에서 23세 이하 대표팀 대회에 출전했지만 보여주고 싶은 것을 하지 못했다. 본인도 아파했고 그런 마음들로 인해 힘들어했다. 어린 선수지만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이겨내며 성장할 수 있다. 최근에 몸이 좋았고 오늘 두골도 멋지게 때려넣었다. 그런 멘탈이 강해지고 이런 계기로 한단계 올라서면 23세 이하 대표팀에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서정원 감독은 "울산은 빠른 선수들이 배치됐고 양쪽 측면에서 공격할 때 안쪽으로 많이 들어오며 디펜스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볼을 잡는 특징이 있었다"며 "그것을 봉쇄하면 허를 찌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하며 안쪽으로 들어오면 묶어라는 이야기를 했다. 양쪽 측면에서 부딪히는 상황도 많이 이야기했다. 움직이는 동선을 파악하며 준비를 많이했다"며 "1차전에서도 그 점이 잘됐지만 한순간 무너져 실점했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실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대로 상대의 빠른 선수를 제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중원 싸움을 펼친 조원희에 대해선 "조원희 같은 선수는 우리팀에서 어린 선수들이 보면 본받을 만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준비를 많이한다"며 "예를 들어 이전 대구전이 끝나고 힘든 상황에서도 경기날 저녁에 식사를 천천히 하면서 선수들이 귀가했을 때 탕에 들어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경기를 준비했다. 우리팀의 선배들의 그런 상황을 보면서 어린 선수들이 마음을 놓칠 수 없는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 코치진은 그런 선수를 보면 경기를 뛰지 않게 할 수 없다. 준비한대로 경기장에서 나타난다. 최근 예전보다 좋은 경기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AFC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둔 서정원 감독은 "올시즌을 시작하며 힘든 스케줄을 보냈다. 포항전이 끝나면 월드컵 휴식기에 우리가 하면서 안됐던 부분을 가다듬어야 한다. 7년 만에 8강에 올랐는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부족한 포지션은 보충해야 한다. 보강을 하고 안된점을 보완하면서 휴식기를 잘 활용해 7월에 다시 시작하는 챔피언스리그 준비를 착실히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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