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이승우, 스웨덴 분석하면서 발탁 생각"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엔트리 28명을 확정했다.

신태용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2018 러시아월드컵 엔트리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28명의 선수들은 오는 21일 소집되는 가운데 온두라스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치르는 두차례 국내 평가전 이후 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을 확정하게 된다.

이번 대표팀에는 이승우 문선민 오반석이 최초발탁된 가운데 월드컵 최종엔트리 경쟁을 펼치게 됐다. 반면 부상 중인 김민재와 염기훈은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한 후 대표팀에 첫 발탁된 선수 중에선 이승우 오반석 문선민이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선수들이 어느정도 하느냐에 따라 월드컵에 갈 수도 있다. 앞으로 4주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겠다. 4주간 수비라인과 우리 선수들의 조합을 잘 맞춰 축구팬들과 국민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승우 발탁 배경은.

"이승우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함께했고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감독을 하면서 언론이나 주위에서 발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베로나로 이적하면서 적응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많이 성장했고 첫 골을 넣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가능성이 있다. 이승우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동작 등이 있다. 만약 월드컵에 가면 문전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상대 신체조건이 좋기 때문에 작은 선수가 있으면 상대 수비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발탁했다."

-문선민과 이청용 발탁 이유는.

"지금 명단을 발표했지만 5명이 탈락하기 때문에 아직 누가 간다고 말할 수 없다. 그때까지 이청용도 100% 간다고 할 수 없다. 들어와서 경기감각이 떨어진 부분 등을 팀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문선민은 인천 경기를 보러가고 코치진이 느낀 점은 이 선수가 스웨덴에서 5-6년 활약하며 스웨덴 선수들에 대한 적응력이 있다. 스피드가 좋고 순간돌파도 있다. 저돌적이고 우리가 원하는 과감한 플레이를 나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어제까지 점검했고 28명 엔트리에 합류시켜 점검해 보고 싶었다."

-가장 선발을 고민했던 포지션과 최종엔트리 확정 기준은.

"수비라인 고민이 가장 컸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상이 발생했다. 내가 만들려고 했던 부분을 하지 못하게 됐다. 5명이 3일에 함께 출국하지 못한다.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동료보다 팀을 위하는 희생정신이다. 우리는 상대보다 한발이 아닌 10발 이상 더 뛰어야 승리할 수 있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합류했을 때 팀 분위기를 와해시키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것이다. 팀 조직력에 녹아들 수 있는 것을 보면서 23명 엔트리를 확정해 출국할 것이다."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생각은.

"이번 월드컵 예선까지 50명의 선수가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이선수들이 힘든 여정을 함께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월드컵에 함께 간다면 내 마음이 아프지 않겠지만 절반 이상이 탈락하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나도 94년 98년 2002년 월드컵에서 본선에 가지 못했다. 선수들 기분은 충분히 이해한다. 어느누구보다 선수들의 월드컵 출전 열망은 크다. 나도 그런 상황을 3번 경험했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최철순과 이창민 같이 동거동락했던 선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포지션별로 생각했다. 이창민은 마지막에 부상이 왔다. 유럽 선수들과 상대했을 때 이창민이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했다. 최철순은 우리나라 수비수 중 파이팅이 가장 넘치고 투지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코치진이 고민한 결과 상대 신체적인 조건과 우리가 공격으로 전환했을 때 마무리하는 부분 등에 있어 아쉬움이 있어 발탁하지 못했다."

-대표팀 수비진에 대한 평가는.

"이 선수들을 발탁하면서 논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안고가야 할 부분이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영권이나 권경원은 팀에서 계속 경기에 출전하고 있고 경기감각도 올라와 있다. 지금까지 했던 것 보다 더 잘해줘야 한다. 논란을 스스로 잠재워 줬으면 좋겠다. 이 선수들이 들어와서 문제됐던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고 코치진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

-예비 명단 5명을 포함한 이유는.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면 23명으로 갔을 것이다. 짧은 시간에 최종 엔트리 23명에 대한 경쟁을 하기보단 조직력을 만드는데 초점을 가져가려 했다.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23명 플러스 알파를 선택하게 됐다."

-최종엔트리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이청용에게 따로 이야기한 부분이 있나. 이승우를 발탁하기로 생각한 시점은.

"이청용에게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북아일랜드와 경기할 때 이청용을 만나 많은 대화를 했다. 월드컵에 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월드컵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청용에 대해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과 통화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이청용이 팀에서 경기를 뛸 수 있도록 부탁했다.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이 우리 상황이 좋지 못해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몸상태가 좋아 대표팀에 발탁해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감독 당사자 입장에선 쉽지 않았다. 월드컵 출전 여부는 소집 후 훈련에 달렸다. 가게 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좋게 이야기할 것이다. 이청용은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을 경험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포메이션에 있어 필요한 선수다.

이승우는 꾸준히 베로나에서 경기를 뛰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스웨덴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이승우를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생각을 스웨덴을 분석하면서 하게 됐다. 그래서 발탁하게 됐다."

-이청용 발탁은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를 발탁해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넘버원투가 이청용과 포지션이 겹쳐 많이 뛸 수 없었다. 많은 팬들이 아시겠지만 이청용은 메리트가 있는 선수다. 우리팀이 가고자하는 포메이션에 있어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우리가 전술을 만들었을 때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이청용이 100% 간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오반석 발탁 배경은. 국내 평가전에서 중점을 둘 부분은.

"김민재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오반석 발탁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 경기를 보면서 오반석은 신체조건이 좋으면서도 터프하게 맨투맨 수비를 잘하지만 빌드업이 잘되지 않았다. 우리가 상대를 이겨내기 위해선 빌드업보단 선실점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반석을 발탁하게 됐다.

팀에 중심이 될 선수가 유럽파 선수들이다. 프랑스리그 등은 다음주까지 경기가 있다. 이 선수들이 1년간 힘든 여정을 달려와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28인이 소집되다보니 국내 평가전 2경기는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조화를 통해 평가전 형식으로 치를 것이다. 23인이 확정된 후에는 베스트11을 형성할 것이다. 국내 경기는 평가전과 유럽파의 휴식을 고려한 방법으로 치를 것이다."

-공격진에서 조커로 활용할 카드가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선수층이 두터운 상황이 아니다. 포메이션을 여러가지 변화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금 선수들을 가지고 전술을 극대화 해야 한다. 선수층이 두터우면 교란작전으로 여러선수를 발탁할 수 있지만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포메이션을 2-3가지로 압축시켜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수비진 실험이 이어질 것 같은데 전력 극대화 방법은.

"수비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일대일 능력이 강하면서 팀이 강해지면 최고의 상황이다. 우리 수비진 일대일 능력이 강하지 않아 조직력이 중요하다. 월드컵 직전에 김민재와 김진수가 부상을 당했다. 김진수는 합류하지만 국내 훈련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고 고민이 많다. 센터백을 많이 발탁한 것도 스리백과 포백을 같이 가져가기 위해서다. 경쟁하면서 조직력을 끌어 올려 줬으면 좋겠다. 4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수비조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수의 회복 시기와 왼쪽 측면 수비수들의 활용방법은.

"김진수는 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 눈으로 확인해 봐야 한다. 대표팀 의료진이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어 훈련시키고 있고 회복을 지켜봐야 한다. 왼쪽 수비라인에 많은 선수가 발탁됐다. 김민우와 홍철, 박주호까지 있다. 박주호는 왼쪽으로 돌릴 수 있고 미드필더로도 돌릴 수 있다. 선수 개개인 장단점은 분명히 있다. 이 자리에서 그 선수들의 장단점을 일일이 말하는 것은 실례되는 일이다. 포메이션에 따라 명단은 달라질 수 있다."

-이승우와 문선민 최초발탁 이유는.

"플랜A는 4-4-2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플랜A가 변화될 수도 있다. 선수들이 발탁된 배경도 그런 이유가 있다. 4-4-2에서 그 선수들의 장점이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포메이션이 변화하면 활용도가 달라진다. 자세하게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플랜A가 플랜B로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점을 모두 고려했고 출국전 국내평가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것이다."

-많은 선수를 발탁한 수비진과 달리 공격진에선 석현준과 지동원 같은 선수들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는.

"지동원과 석현준까지 발탁한다면 예비엔트리 35명을 모두 불러들여 훈련해야 한다. 지금 수비라인에 있어 생각을 중점을 두다보니 수비진에 많은 선수를 발탁했다. 염기훈 등의 부상이 없었다면 23인을 발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변화하면서 28인을 발탁했다. 28명도 많이 발탁했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하고자 한 것을 모두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28명을 발탁했다. 지동원과 석현준은 소속팀 경기를 뛰고 감각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만약에 대체발탁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세종 발탁 이유는. 기성용 파트너는.

"주세종은 경찰청에서 군사훈련을 받으며 컨디션이 저하됐지만 이제 몸상태가 올라왔다. 점검하기 위해 명단에 합류시켰다. 기성용의 파트너를 찾기 보단 기성용도 경기를 뛰지 못할 수도 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설 것이다. 기성용의 파트너가 아니라 우리 선수 중 베스트11을 고민하고 있다. 기성용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대표팀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에 나가는 23명의 전사들에게 누구의 파트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대한 예의가 아니다. 23명의 전사들에게 똑같은 대우를 했으면 좋겠다. 기성용의 파트너가 아니라 미드필더진에선 최고의 선수들을 발탁했다."

-권창훈이 소속팀에서 투톱으로 나서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4-4-2가 아닌 포메이션으로 갈 수도 있고 권창훈은 미드필더로 들어와 플레이할 수도 있다. 여러각도에서 포메이션을 돌려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속팀에서 스트라이커로 나서 골도 넣어 좋지만 대표팀에서 어떤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코치진에서 다른 의견이 있었나.

"처음에는 23인에 대해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볼 수 있는 선수들을 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 코치진 운영은 나혼자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분들의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스페인 코치진들도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고 28명 명단을 만들게 됐다. 체계적인 훈련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간이 없지만 어떻게 훈련하고 휴식을 병행할지 공유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둔 각오는.

"많은 관심에 감사하게 생각드린다. 댓글 반응 등을 보면 이번 월드컵은 3전전패인데 왜 나가느냐는 비관적인 말들도 있다. 그런 말들을 이겨나가며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대표팀에 대한 3전전패라는 말을 꺼내기 보단 3전전승이라는 희망적인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월드컵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싶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일으켜 축구팬과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더 철저히 준비해 꼭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 2018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일으킬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말 한마디를 부탁드린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며 응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먼 러시아까지 오기 어렵겠지만 길거리 응원 문화는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길거리 응원이 잘되어 대표팀 선수단에게 힘을 실어 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단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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