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영입, 현대모비스 외국선수 구성 해법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26일 드래프트를 통해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영입한 현대모비스. 이도현 사무국장은 "기분은 좋은데, 당황스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솔직한 반응이었다. SK, KCC와 똑같이 구슬 40개를 넣고 추첨했다. 33.3%의 낮은 확률.

세 구단의 솔직한 심정은 "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고"였다. 이해할 수 없는 2m, 186cm로의 외국선수 신장제한 변경, 과도한 세 시즌 몸값 및 부대비용 납부, 1년 뒤 또 다시 외국선수제도 변경 가능성 등을 감안해 7개 구단이 라틀리프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이런 상황서 라틀리프 보유권을 획득한 현대모비스는 머릿속이 복잡하다. 라틀리프 효과는 두 말할 게 없다. 분명히 전력에 도움이 된다. 다만, 외국선수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선수를 42만 달러에 2명 영입하거나 35만 달러에 1명을 영입할 수 있다. 2명을 영입하면 2m, 186cm을 넘지 않는 선에서 1명씩 영입 가능하다. 다만, 라틀리프와 장신 외국선수의 동시 기용은 불가능하다. 1명을 영입해도 186cm 이상 2m 미만의 장신선수는 라틀리프와 함께 기용할 수 없다.

이도현 사무국장은 "생각해봐야 한다"라면서도 "아무래도 2명을 42만 달러에 뽑는 것보다는 1명을 뽑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합의한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이었다. 42만불로 괜찮은 외국선수 2명을 뽑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논리가 깔려있다. 라틀리프 드래프트 이전부터 농구관계자들이 지적했던 부분이다.

결국 현대모비스가 외국선수를 1명만 선발하면 186cm 이하 단신을 선발해야 한다. 186cm 이상 장신 외국선수를 뽑으면 라틀리프와 함께 기용할 수 없다. 2~3쿼터에 라틀리프에 의해 유발되는 메리트가 사라진다. 오히려 다른 팀들이 외국선수 2명을 동시에 뛰게 할 때 라틀리프만 뛰는 셈이니 현대모비스로선 손해를 볼 수 있다.

더구나 현대모비스는 이종현과 함지훈을 보유했다. 라틀리프까지 복귀한 상황서 1명의 외국선수를 2m에 조금 못 미치는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선발하면 활용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골밑 스페이싱 활용의 비효율성이 커진다.

유재학 감독은 유럽 출장 중이다. 조만간 귀국, 프런트와 외국선수 구상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한다. 물론 장신 외국선수로 190cm 초~중반의 포워드를 선발하고 단신 외국인 가드를 추가로 뽑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186cm 이하 단신 외국선수를 1명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 정점에서 서서히 떨어지는 베테랑 양동근, 아직은 경주마 스타일의 이대성을 보완할 가드를 선발하면 전력 밸런스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기왕이면 라틀리프의 장점을 잘 살려줄 수 있는 외국선수를 뽑는 게 중요하다. 현대모비스가 외국선수 퍼즐을 어떻게 완성하느냐에 따라 차기 시즌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라틀리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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