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밝은 이유영'을 기억해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이유영은 '밝은 이유영'이다.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이었다. 지난 2014년 영화 '봄'으로 데뷔 후 그 해 제14회 밀라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2015년 제6회 올해의 영화상 신인상, 2015년 제24회 부일영화상 신인상, 2015년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2015년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상 등 '신인상 올킬'의 주역이었다.

이유영은 '간신'에서 파격적인 설중매 역으로, '그놈이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등을 통해 스릴러는 물론 멜로까지 다재다능한 배우로 눈도장을 찍었다. 대중들에게는 지난해 방송된 OCN 드라마 '터널'에서 신재이 교수 역을 맡아,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한 여성을 그렸다. 가녀린 이미지 속에서 강인한 모습으로 연기하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런 이유영이 영화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에서 또 한 번 강한 여성상을 연기한다. 투명하리만큼 밝은 갈색 눈동자 속에서, 냉소적인 차가움과 여리여리한 따뜻함 모두가 공존한다.

그는 최근 '나를 기억해' 인터뷰에서, 영화의 제목과 빗대어 자신을 어떤 배우로 기억해주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밝은 이유영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연많은 캐릭터들로 인해 '스릴러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영은 스스로를 가리켜 '밝은 이유영'이라고 칭했다. 한 이미지가 대중에게 각인되면 그 이미지만으로 배우들을 떠올린다. 이유영에게 '스릴러퀸'은 칭찬일 수도, 넘어야할 숙제일 수도 있다.

"'간신' 이후에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간신'이 나온 이후 센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센 역할만 들어와서 답답했다. 설중매 역할을 한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나와 너무 다른 캐릭터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배우 생활을 평생할 건데 얼마든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유영은 장르 영화보다는 일상적인 멜로에 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홍상수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이후 그는 일상적인 캐릭터보다는 굴곡진 캐릭터에 줄곧 출연해왔다. 하지만 오는 5월 MBC 2부작 드라마 '미치겠다, 너땜에!'에서는 장난기많고 솔직하고 털털한 천방지축 캐릭터로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유영은 매일 꿈을 꾼다. 꿈에서 깨어난 이유영은 꿈 속 이야기가 그 어떤 스릴러 영화보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도 글쓰기에 매진해있는데, 배우 뿐만 아니라 연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언제 한 번 연기적으로 욕을 한 번 확 먹으면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마음 속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작품 속 스릴러퀸은 현실 속에서 밝은 이유영이다. 평생 배우를 하고 싶다는 이유영의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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