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의 솔.까.말] JTBC·SBS의 일본해 표기 지도, 더 실망스러운 이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JTBC와 SBS 뉴스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해 빈축을 샀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과 SBS ‘8뉴스’에서 미세먼지에 대해 보도하는 과정 중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된 자료가 전파를 탔다.

이는 실망감을 안기기 충분했다. 각 방송사에서 방송 전 이를 체크하지 못한 것도 충분히 문제 삼을 만 한데, 심지어 외국어도 아닌 한국어로 버젓이 ‘일본해’라고 쓰여 있음에도 알아채지 못한 것. 이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큰 실수다.

무엇보다 두 방송사 모두 과거 ‘일본해’ 표기와 관련, 질책성 보도를 한 방송사이기에 이번 일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JTBC는 지난 2014년 이케아와 2016년 당시 국민의당의 일본해 표기에 대해 지적했던 곳. SBS는 2015년 “단독 보도”라며 문체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정보원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일본해와 동해가 같이 표기돼 있다고 질타한 바 있다.

특히 SBS의 경우 ‘일본해’ 표기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이 처음이 아니라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SBS는 지난 2013년 8월에도 ‘8시뉴스’에서 ‘Sea Of Japan(일본해)’이라고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이후 11일 만에 ‘아침종합뉴스’ 자막에 ‘일본해’라는 표현을 써 공분을 샀다. 당시 SBS 측은 자막의 ‘일본해’의 경우 “동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 앞 바다인 일본 바다를 말하는 것이다.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인 일본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나마 JTBC는 28일 ‘뉴스룸’ 방송 후 ‘1분 뉴스’를 통해 “오늘 방송된 '뉴스룸 팩트체크' 중 '버클리 어스'의 '미세먼지 지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일본해'로 자동 번역된 화면이 그대로 나갔습니다. 앞으로 제작 과정에 더욱 유의하겠습니다. 시청자들께 사과 드립니다”라고 공식 사과했고, SNS를 통해서도 사과의 말을 전했다. 반면 SBS는 별다른 사과 없이 해당 부분을 블러 처리한 뒤 영상을 서비스하고 있어 SBS 측의 대응 방식에 의문을 들게 했다.

한국에서 동해의 일본해 표기는 민감한 사항.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방송 전 이를 확인했어야 했고, 만약 실수가 있었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일본해’ 표기로 다른 이들을 꼬집었던 방송사라면 더욱 그래야만 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들. 방송사도 자료의 ‘팩트 체크’가 필요한 때다.

[사진 = JTBC ‘뉴스룸’, SBS ‘8뉴스’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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