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이란 이런 것’ KGC 양희종 “힘든 척 못한다”

[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목부터 발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라 말했지만, 안양 KGC인삼공사 주장 양희종은 코트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을 던졌다. 덕분에 KGC인삼공사는 4강의 한 자리를 꿰찼다.

양희종은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출전, 10득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4스틸로 활약했다. 어시스트, 스틸은 양 팀 통틀어 최다였고 3점슛은 4개 가운데 2개 넣었다.

KGC인삼공사는 데이비드 사이먼(35득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3블록)과 전성현(19득점 3점슛 6개)의 활약을 더해 99-79로 승,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해 3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양희종은 경기종료 후 “기분 좋다. 선수들이 (오)세근이가 빠진 상황에서도 똘똘 뭉쳐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4차전이 홈에서 열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양희종은 이어 “사실 너무 아프다. 목부터 발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집중해야 한다. 힘들 때마다 뒤를 보면 후배들이 쳐다 보고 있다. 힘든 척도 못하겠다. (전)성현이가 스크린을 잘 걸어줘서 반대편으로 뛰라고 한다. 안 뛸 수도 없다(웃음). 힘들지만 선수들 보며 힘을 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성현은 이에 대해 “내가 수시로 (양)희종이 형 몸 상태를 체크하는데 괜찮다고 말씀해주신다. 희종이 형이 있고 없고는 우리 팀에게 큰 차이가 있다. 늘 감사드리는 선배”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양희종은 6강 2차전부터 4차전까지 평균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큐제이 피터슨 대신 공을 운반하며 하프라인을 넘어오기도 했다.

양희종은 “어시스트는 의도한 게 아니다. 현대모비스가 협력수비를 할 때 팀플레이를 신경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전)성현이나 (한)희원이, 특히 사이먼이 잘 (슛을)넣는다. 내가 패스를 잘한 게 아니라 동료들이 잘 넣어준 덕분에 어시스트도 늘어났다. 나는 앞으로도 궂은일에 신경 쓰고, 찬스가 나면 슛을 던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GC인삼공사가 4강에서 맞붙는 DB는 이상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다. KGC인삼공사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상범 감독은 2008-2009시즌부터 2013-2014시즌 중반까지 KGC인삼공사 감독을 맡기도 했다. 2011-2012시즌에는 KGC인삼공사를 창단 첫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양희종은 “이상범 감독님의 스타일을 워낙 잘 알고 있다.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이라 어떻게 나올지 예상된다. 적으로 만나지만, 만나면 반가운 얼굴이다. 함께 할 때 좋은 기억도 많다. 경기 전에 반갑게 인사해야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냉정하게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양희종은 이어 “버튼 수비는 해봐야 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물러설 곳도 없다. 같이 죽든 내가 죽든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 솔직히 1대1로 막는 것은 정말 힘들다. 누가 봐도 클래스가 다른 선수다. 힘든 매치업이 될 것 같다. 내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준비를 잘해보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양희종. 사진 = 안양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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