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공현주 “연극으로 갈증 풀어, 연기 스펙트럼 넓혔죠”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배우 공현주는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2009년 1월, 인기 드라마 ‘너는 내 운명’이 끝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주위에선 탄력을 받아 일을 더 하라고 했지만, 당시엔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했다. 영국에서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고, 여행을 다니며 심신을 추스렸다.

“돌이켜보면, 그때 경험이 도움이 됐어요. 계속 드라마를 했다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경험이 부족했을 거예요. 당시에 떠났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아요.”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번엔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연극 ‘여도’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과거 단종의 시점과 현재 세조의 시점을 오가며 단종의 죽음을 서서히 파헤치는 작품이다.

공현주는 단종과 서로 마음이 통하였으나 세조의 눈에 띄는 바람에 온전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인 혜빈정씨 역을 소화했다. 혜빈정씨는 단종을 향한 마음을 지키면서도 후대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이겨내는 강인한 성품을 지닌 여인이다.

“연극인데다 사극이었고, 게다가 모성애 연기를 했어요. 한꺼번에 세 가지를 한 거예요(웃음). 안무 선생님에게 몸 쓰는 동작을 배우고, 한국무용도 익혔어요. MC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무대에선 떨리지 않았죠.”

연극을 통해 연기 갈증을 풀었다. 고되고 힘든 작업이었지만, ‘여도’ 이후에 연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또 다른 연극 캐스팅 제의도 받았다. 여건이 허락되면 계속 연극에 도전할 생각이다.

2001년 슈퍼모델선발대회로 데뷔한 그는 '너는 내 운명'의 김수빈, ‘사랑은 방울방울’의 한채린 등 악녀 캐릭터로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사랑은 방울방울’ 할 때는 감정이 널뛰었어요(웃음). 연기의 70% 가량이 울다가 웃다가 하는 거였죠. 그런데 한채린 캐릭터에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광증 연기를 하면서 처음엔 안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후련하더라고요. 또 다른 악녀의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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