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SK, 인천에서 열리는 가을야구를 꿈꾼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올해는 인천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를 수 있을까.

SK 와이번스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자타공인 리그 최강팀이었다. 그 기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3차례 우승, 3차례 준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옛날 일'이 됐다. 옛 추억을 하는 사이 시간은 2018년이 돼 있다.

그렇다고 포스트시즌에 못나간 것은 아니다. 2015시즌과 2017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5개팀 중 한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5위에 턱걸이했다는 것. 이로 인해 어려운 조건 속에 포스트시즌을 시작했고 결과는 '하루짜리 포스트시즌'이었다. 2015년과 2017년 모두 원정에서 쓸쓸히 한 해를 마감했다.

최정은 올해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하며 "올해는 홈에서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는 최정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한 때 한국시리즈 단골 구장'이었던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올해는 포스트시즌이 열릴 수 있을까.

▲ 지난해 강점 건재… 김광현의 합류는 천군만마

SK의 지난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삼성 대항마'에서 '5강 턱걸이 팀'이 된 2015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중심에는 장점 극대화가 있었다. 키워드는 '선발투수'와 '홈런'이었다. 메릴 켈리를 필두로 한 선발진은 대부분 리그 중상위권 기록을 남겼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선발(4.88)보다 낮은 4.66(4위), 투구 이닝 역시 평균(769⅓이닝)을 뛰어 넘는 791이닝(4위)을 소화했다. 선발승은 3위(51승)였다.

타자들은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정은 46홈런을 기록,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했으며 제이미 로맥(31개), 한동민(29개), 김동엽(22개), 나주환(19개), 박정권(16개), 정의윤(15개), 정진기(11개), 이홍구(10개)까지 총 9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홈런 숫자는 나날이 쌓였고 KBO리그 신기록(234개)을 세웠다.

단점도 뚜렷했다. 불펜은 1년 내내 불안감을 노출했으며 득점 루트는 단순했다. 이로 인해 접전 상황에서 고개를 떨구는 일도 적지 않았다.

일단 강점은 올해도 건재하다. 지난해 선발진을 구성했던 켈리, 박종훈, 문승원은 올해도 선발 한 자리를 맡는다. 그리고 스캇 다이아몬드의 빈 자리는 우완 파이어볼러인 앙헬 산체스가 채운다. 다이아몬드와 전혀 다른 유형인 산체스가 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경우 SK 선발진은 한층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복귀도 SK로서는 천군만마다. 사실 지난해와 올시즌 SK의 선수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렇다 할 영입 선수가 없는 상황 속에서도 SK를 향한 평가가 달라진 큰 이유 중 하나는 김광현의 존재 여부다. 김광현은 시범경기부터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명불허전다운 모습이었다.

▲ 타선 세밀함, 불펜 안정화 이루며 강팀으로 거듭날까

앞서 언급했듯 지난해 SK는 장점마저 상쇄하는 큰 단점들로 인해 강팀 이미지를 확실히 심지는 못했다. 지난해 드러낸 단점을 보완해야만 주변 평가처럼 3강, 혹은 그 이상으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해 트레이 힐만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불펜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63을 기록, 리그 평균(5.15)보다도 높았다. 10개 구단 중 SK보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높은 팀은 KIA(5.71), 삼성(5.75), kt(5.86) 뿐이었다. 블론 세이브 역시 24개로 단연 1위였다. 2위 롯데(21개)보다도 3개 많았다.

지난 시즌 초반부터 많은 말이 나왔던 마무리 투수 자리는 박정배가 맡는다. 박정배는 지난해 거쳐간 수많은 마무리 투수 중 가장 성공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박희수와 서진용은 그보다 앞선 상황에서 등판, 한결 편한 마음 속에서 마운드에 오를 듯 하다. 또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 불펜투수로 변신한 윤희상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불펜 두께도 달라질 수 있다.

타선에서의 고민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지난해 리드오프의 출루율이 리그 9위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이를 완벽히 만족시킨 선수는 없었다. 정진기가 맹타를 휘둘렀지만 전형적인 1번 타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 힐만 감독은 "여러가지 옵션을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약점 속에서도 SK는 지난해보다 후한 시즌 전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힐만 감독은 "감사하다. 다른 팀이 보기에 우리 팀이 발전했다는 것이다"라면서도 "결과는 경기를 해야 나온다"라고 말하며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SK 구성원들 또한 2015년 아픈 기억이 있기에 평정심을 유지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SK의 2018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하며 2012년 이후 첫 인천에서의 포스트시즌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SK 선수들(첫 번째 사진), 김광현(두 번째 사진), 트레이 힐만 감독(세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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