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선수층 건재한 두산, 왕좌 탈환 전선 '이상무'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더스틴 니퍼트도 없고, 민병헌도 없다. 2년 51홈런의 닉 에반스도, 2016시즌 18승의 마이클 보우덴도 모두 떠났다. 그러나 두산은 여전히 디펜딩챔피언 KIA의 유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두산은 2018시즌 또 다른 화수분 야구를 통해 왕좌 탈환에 나선다.

지난해 KIA에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내준 두산은 비시즌 대대적인 새 판짜기에 돌입했다. 기존 외인 니퍼트, 보우덴, 에반스와 재계약하지 않았고, 시장에 나가보겠다는 FA 외야수 민병헌을 굳이 잡지 않았다. 대신 또 다른 검증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를 포함 외인 3명을 새롭게 영입했고, 국가대표급 야수진 전원이 지난해 아쉬움을 털고자 왕좌 탈환을 내걸고 비시즌 구슬땀을 흘렸다.

▲‘뉴 페이스’ 외인 3인방에 달린 두산의 운명

두산의 왕좌 탈환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외인 농사다. 그 동안 외인을 잘 뽑는 구단으로 각인된 두산이지만, 이렇게 외인이 모두 바뀐 시즌은 2011시즌 이후 처음이다. 일단 마운드는 롯데 출신의 검증된 투수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가 맡는다. 린드블럼은 KBO 세 시즌 경험에 힘입어 개막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상황. 후랭코프도 시범경기서 KIA를 만나 3⅔이닝 1실점으로 감각을 조율했다.

가장 큰 물음표는 외국인타자 파레디스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파레디스는 일발 장타를 터트릴 자원으로 주목받았지만 시범경기서 변화구에 심각한 약점을 보였다. 시범경기 성적은 6경기 타율 .182. 볼넷은 1개인 반면 삼진은 9개에 달했다. 변화구 타이밍을 잡지 못해 3구 삼진을 당하는 모습도 제법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적응은 이미 끝났다. 문제는 심리적인 부분이다. 부담을 털고 경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파도 파도 나오는 야수 자원

민병헌이 빠졌지만, 야수진은 올해도 끄떡없다. 일단 양의지, 오재일,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 박건우, 김재환, 최주환 등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들이 건재하다. 주장 오재원은 타격폼을 수정하며 재기를 다짐했고, 허경민 역시 지난해 부진을 딛고 시범 6경기서 타율 .600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 감독은 가장 기대되는 야수로 허경민을 꼽았다. 파레디스까지 제 역할을 해준다면 올해 역시 두산 타선은 쉬어갈 곳이 없다.

여기에 백업 자원도 한층 성장했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답게 각 포지션 별로 주전에 버금가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신흥 우완 거포 김민혁, 도쿄돔을 경험하고 돌아온 류지혁과 장승현, 사이클링히트의 정진호, 이적생 백민기와 조수행, 국해성, 신성현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 16일 사직 롯데전에서 백업 자원들로만 한 이닝 4점을 뽑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마운드도 젊어졌다

마운드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변화가 크다. 일단 필승조였던 이용찬이 선발로 보직을 바꾼 부분이 가장 눈에 띈다. 이용찬은 비시즌 꾸준함의 대명사 장원준을 멘토로 삼고 선발 전환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마무리에서의 아쉬움을 선발에서 털겠다는 각오다. 올 시즌 그는 장원준-유희관에 이어 팀의 5선발을 맡는다.

이용찬의 이동으로 필승조는 한층 젊어졌다. 지난해 급성장한 함덕주가 셋업맨을 맡으며, 프로 3년차 이영하가 새롭게 승리조에 투입됐다. 이현승, 김강률과 함덕주, 이영하가 이루는 신구조화는 올 시즌 두산 계투진의 핵심 키워드다. 이 밖에도 홍상삼, 박치국, 이적생 최대성, 1차 지명의 곽빈 등이 불펜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다. 두산의 선수층은 여전히 탄탄하다. 지난해 아쉽게 놓친 왕좌 탈환 전선은 ‘이상무’이다.

[두산 선수단(첫 번째), (좌측부터)린드블럼-후랭코프-파레디스(두 번째), 허경민(세 번째), 이용찬(네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두산 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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