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피오 "극단 설립, 소속사에 도움 안돼도 많이 배워"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블락비 피오가 가요 무대가 아닌 연극 무대에 섰다. 아이돌 멤버로는 이례적으로 직접 극단을 만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고 있다. 악동 이미지는 지우고 순수한 소년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피오가 만든 극단 '소년'은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들이 의기투합해 지난 2015년 설립한 극단. 고등학교 때부터 늘 꿈꿔 왔고, 이제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극단을 설립했다.

피오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게 됐다. 지금 같이 하고 있는 극단 친구들이 제대를 했을 때, 그 때가 되니 '이제 해야겠다' 싶었다"며 "같이 얼른 시작해야겠다 싶었다. 시간이 좀 빌 때 내 시간을 채울 수 있을 때가 됐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소속사에서는 지금도 그렇지만 엄청 좋아하시진 않죠.(웃음) 회사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거든요. 근데 소속사 대표님과 저는 회사와 가수의 입장이 아니라 아버지, 삼촌 같이 가족 같은 느낌이거든요. '하고싶으면 해라. 빈 시간대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 지지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밥값도 많이 내주시고 지원도 해주시고 '네가 하겠다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사실 2011년 블락비로 데뷔해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다소 쉬운 방법으로 연기 도전을 할 수도 있었을 터. 그러나 피오는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길을 택했다. 그것도 한 극단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단원들까지 챙기고 있다.

"항상 생각하는게 내가 하고있는 걸 잘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밝힌 피오는 "유명해지고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잘 알고 싶고 많이 알고싶다. 너무 좋아하니까 궁금하다"고 밝혔다.

"블락비라는 게 있어서 더 예쁘게 봐주실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그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친구들과 같이 극단을 하는데 다른 입장이고 싶진 않아요. 그래도 열심히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걸 보여주면 많은 사랑을 받고 이해해주실 거라 생각해요."

많은 어려움도 있지만 피오는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즐겁다. "다같이 어울리니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지 않나. 그게 너무 재밌고 소중했다"며 남다른 의리를 드러냈다.

"극단에서 맡은 역할은 바지사장이에요.(웃음) 친구들이 저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고 많이 도와주고 힘을 실어주고 있어요. 근데 저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투자하려고 하지만 하는 일도 있고 해서 홍보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되려고 하죠. 친구들과 정말로 친해서 '너 가서 뭐라도 해라'라고 해요. '우리에게 빈 시간은 없다'면서 다 하라고 하죠."

극단 이름을 '소년'이라고 지을 만큼 피오와 친구들은 소년 시절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함께 꿈을 키웠던 그 때의 순수했던 마음이 극단 '소년'을 설명한다.

피오는 "고등학생 소년일 때 얘기했던 걸 일궈내고 하는 것처럼 나이가 들어도 우리의 마음 속에, 얼굴에는 소년 같은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 해서 그걸 잃지 않고자 '소년'이라고 지었다"며 생각보다 더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1년에 한 번은 연극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극단 '소년'은 연극 '슈퍼맨닷컴'을 무대에 올렸다. 연극 '슈퍼맨닷컴'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인간성의 순수를 찾아가는 모습을 대행업체 '슈퍼맨닷컴'을 배경으로 남녀노소를 비롯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담아낸 창작 희곡이다.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난 뒤 저희가 아무것도 모르고 썼던 인물이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 무대에 오른 것을 보니 울컥했어요. 땀 흘리며 열심히 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죠. 성숙해지기보단 느끼고 부딪히고 하면서 차근차근 배우고 있어요. 배우로서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친구들 없었으면 가능하지 못 했을 거예요."

벌써 데뷔 8년차. 피오는 가수로 인기를 얻은 만큼 배우로도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정말 어려운건데 '얘랑 일하면 좋아. 재밌어'라는 소리를 듣고 싶고 어딜 가나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며 배우로서 각오를 다졌다.

"극단 '소년'은 우리만 재밌는 것 다같이 재밌는 걸 항상 하자고 해요. 우리가 하고싶은 것을 잘 접목시키려 하죠. 친구들은 군대를 갔다 왔고 저는 가야하거든요? 사실 지금은 관객들이 제 팬이 많은데 제가 군대 가기 전 3~4년 정도는 제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안 하더라도 온전히 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만드는 게 숙제이고 목표예요. 행복하게 하고 있는 사람들로 비춰졌으면 좋겠어요."

연극 '슈퍼맨닷컴'. 공연시간 100분. 오는 4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JTN 아트홀 1관.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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