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은메달도 칭찬해 주셨으면 좋겠다…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어"

[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올림픽 연속 3회 메달 획득에 성공한 빙속여제 이상화가 홀가분한 마음을 나타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올림픽 3연패가 불발됐지만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상화는 19일 오후 강릉 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상화는 "4년을 기다려 평창까지 오게됐다. 비록 결과는 은메달이지만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상화는 "금메달이 아니어서 속상하지만 은메달이라도 칭찬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다음은 이상화와의 일문일답.

-경기가 끝난 소감은.

"4년을 기다려 평창까지 오게됐다. 비록 결과는 은메달이지만 홀가분하다."

-4년후 베이징올림픽 출전 여부는.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 어제 경기가 끝났다. 편히 쉬고 내려놓고 싶다. 아직 먼 이야기다."

-경기 직후의 감정과 하루가 지난 후의 감정 차이가 있나.

"같다. 경기전부터 올림픽이 끝나면 어떨까 많이 생각했고 그때마다 울컥했다. 아직도 어제 경기가 끝났고 상황을 되돌아 보면 지금도 울컥하고 또다시 눈물을 흘릴 것 같다."

-경기 후 고다이라와 다정한 모습을 보였는데.

"나도 고다이라도 둘다 올림픽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야기할 시간도 없었고 서로 올림픽을 앞두고 예민한 시기였다. 각자 시간을 가지고 연습처럼 했다. 이제는 올림픽이 끝나 다 내려놓고 서로 축하를 주고받았다."

-어제 눈물의 의미는.

"처음에는 끝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 소치 이후 4년이 힘든 시간이어서 나에게 값진 시간이었다. 평창올림픽이 순식간에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은 못해봤다. 그런 것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 등으로 인해 펑펑 울었다."

-올림픽 이후 휴식을 하면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알람이 7개 정도 맞춰져 있는데 그 알람을 다끄고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먹고 싶은 것을 다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쉬고싶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쉬고 싶다."

-알림 시간은.

"새벽, 오전, 오후, 야간 등이다. 아침 일어나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낮잠 자는 시간, 또운동하는 시간 등이다. 알람은 어제 다 껐다."

-경기날 이른 시간에 협회 임원이 찾아온 탓에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 시간에는 이미 깨어 있었다. 그런일 때문에 컨디션을 망친다는 것은 처음 들어본 이야기라 당황스럽다.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 오신 것 같았다. 이른 시간도 아니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소치 후 기자회견에서 '4년 후에도 금메달을 따실거죠'라고 질문한 기자분이 있었고 '딸 수 있을까요'라고 대답했다. 소치는 정상에 있는 시기였고 세계신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스케이트가 쉬웠지만 부상 이후 감을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당신은 이미 레전드'라는 문구를 보고 감동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난해부터 은메달로 시작해 은메달로 마무리했다. 은메달을 따면 약간 죄인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많이 힘들었다. 어느날 친구가 보내준 댓글에 있는 문구를 봤는데 그 문구자체로 큰 힘이 됐다. 그 문구를 보고 참신했고 작은 말 한마디가 큰힘이 됐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난 나야라는 해시테그는 내가 고다이라와 비교가 많이 됐다. 주위 사람을 의식해 나를 위한 메시지를 만들게 됐다. 주위사람 의식하기 싫어 나의 갈길을 가기 위해 그런 해시태그를 만들었다."

-경기장에 부모님이 오셨나.

"경기전 부모님이 앉아계신 좌석을 봤는데 부모님이 올림픽에 오신 것이 처음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부모님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밴쿠버 3총사인 이승훈과 모태범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승훈이도 힘내라고 했고 태범이는 떨지말라고 했다. 나는 떨린다고 답했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고 싶은 장소는. 오빠에게 또 메달을 선물할 생각이 있나.

"있다. 은메달도 색깔이 너무 이뻐 소장가치도 있다. 나에게는 값진 은메달이다. 어쩌면 금메달보다 더 소중히 간직할 것 같다. 운동하면서 캐나다에 3년 동안 있었다. 짐을 옮기기 위해 캐나다로 가야하는 상황이다."

-올림픽신기록은 고다이라가 경신했는데 보유하고 있는 세계신기록에 대한 애착이 있나.

"올림픽신기록이 깨질 것을 알았다. 소치때보다 경기장 빙질이 좋았다. 나또한 36초 후반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나의 세계신기록은 먼 훗날 깨질 것이다. 내가 세계신기록과 올림픽신기록을 보유했던 것에 만족한다."

-경기 후 친분이 있는 김연아와 대화를 주고받았나.

"이제 올림픽 끝났으니 푹쉬고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다."

-올림픽 도전 결정 여부를 보류한 이유는.

"능력이 있으면 올림픽까지는 아니더라도 1-2년 더하는 것이 맞다. 아직 거기까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앞으로 다가올 것을 생각하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경기는 어제 끝났고 나중에 결정할 문제다."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나.

"문자 메시지는 천몇개가 와있었다. 경기 영상은 보지 않았다.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있었고 그것을 보면 더 아쉬울 것 같다. 먼 훗날 진정이 되면 다시 볼 것 같다."

-고다이라에 대한 칭찬이나 전하고 싶은 말은.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나는 1000m를 포기하고 500m에 집중했다.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순위에 상관없이 격려해 주는 마인드가 대인배라고 느꼈다.

-올림픽 이후 고다이라와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 있나. 하고 싶은 것은.

"고다이라는 올림픽 끝난 후 시합이 있어 같이 즐기지 못한다. 올림픽 동안 쇼트트랙이나 아이스하키 경기장에 가서 응원하고 싶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든 순간을 어떻게 이겨냈나.

"아직 2개의 올림픽 금메달이 있고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그런 자부심으로 이겨내왔다. 3번의 올림픽 경험이 있어 이번 올림픽도 잘 치를 수 있었다."

-어제 경기에서 조배정이 된 후의 소감은.

"마지막조에서 하지 않기를 원했는데 15조라서 좋았다. 인코스나 아웃코스 상관없이 양코스를 연습했다. 나의 앞조에 고다이라가 있는 것이 부담이 됐다. 내가 타기전에 그 선수의 기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함성 소리가 커서 그 선수 기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초반에 빨리 달릴 수 있었다."

-평창올림픽이 마지막 경기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몸상태가 나태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올림픽 이후에도 경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태하지지 않고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에 대한 점수는 100점이라고 했는데.

"포기하고 싶었는데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월드컵이 목표가 아니라 올림픽이 목표였다. 올림픽을 향해 그래프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나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

-1~2년후에는 더 즐겁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소치 이후에는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려 부담이 컸다. 1-2년을 더한다면 순위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스케이팅을 할 것 같다."

-어제 경기 후 부모님을 보고 울컥한 모습을 보였는데.

"울컥했다. 올림픽 현장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전에 부모님의 좌석을 이미 알고 있었다. 딱 보였다. 그래서 먼저 찾아가 손인사를 했다."

-어떻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나. 재미있는 스케이트는 어떤 것인가.

"별 뜻 없다. 성적에 상관없이 내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나는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에도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 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경기 내외적으로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은 어떻게 달랐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올림픽이라 올림픽 느낌을 못받았다.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고 집 같았다. 밖에 나가도 외국인이 거의 없고 한국사람들이 많았다. 오히려 그런점으로 인해 부담이 덜 됐다. 그런 부분에 있어선 이전 올림픽보단 부담을 덜 느꼈다."

-마지막 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쉬웠을텐데.

"위태롭기보단 너무빨랐다. 마지막 코너 들어가는 부분부터 미스가 있었다. 코너를 매끄럽게 돌지 못했다. 내가 너무 빠르다는 것을 나도 느꼈고 아쉽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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