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달린 '빙속여제' 이상화, 3연패 아니면 어때!

[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 후회 없이 달렸다. 비록 아시아 최초 올림픽 3연패는 좌절됐지만,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아름다운 질주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 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고다이라 나오(일본,36초9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전체 16개 조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고 아리사(일본)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가장 빠른 10초20으로 주파했지만 나머지 구단은 27초13으로 달리며 36초대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빙속여제의 아름다운 질주에 8천여 좌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여자 500m를 제패한 이상화는 이번 평창올림픽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두 번째 여자 500m 3연패에 도전했다.

이상화 이전에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년, 1992년, 1994년)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번 시즌 잦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시즌 막바지 컨디션을 끌어올렸지만, 역시나 최고의 몸 상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화의 은메달은 값진 결과다. ‘빙속여제’로 불리는 이상화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출전한 이상화는 500m에서 5위에 오르며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 500m에서 5위를 기록한 유선희와 함께 역대 한국 여자 선수 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다.

이어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10년 밴쿠버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4년 소치에서도 우승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상화의 질주는 계속됐다.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그녀였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은 이상화를 다시 빙판 위에 달리게 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릎 통증으로 주춤하는 사이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했다. 이상화보다 3살 많은 ‘대기만성형’ 선수로 꼽히는 고다이라는 2016-17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15개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그러나 이상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모두가 고다이라의 우승을 전망했지만 스스로가 평창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비록 목표였던 3연패는 좌절됐지만, 이상화의 질주는 아름다웠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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