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의 안테나] '리턴' 진흙탕 싸움 속 박진희의 득과 실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박진희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요란했던 싸움이, 우선은 새 국면을 맞았다. 순항은 장담이 불가하다.

12일 오후 SBS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 연출 주동민) 측은 "박진희가 심사숙고 끝에 최자혜 역으로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13일에 첫 촬영을 하고 14일부터 방송에 등장한다. 배우 고현정이 하차한, 최자혜 캐릭터 그대로다.

'리턴' 사태 이후 6일 만의 진전이다. 고현정의 후임으로 박진희가 거론된 건, 고현정의 하차 사실이 알려진 직후이지만 박진희 측은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다. '리턴'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고현정은 주동민 PD를 비롯한 제작진들과의 잦은 마찰로 6회를 끝으로 하차했다. '불화설'로 인한 느닷없는 주연배우의 하차를 마주하게 된 시청자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당한 고현정에게 동정론이 일면서 방송사 '갑질'이 문제로 제기됐다.

'리턴' 측도, 박진희 측도 예상치 못한 흐름이다. '리턴' 관계자들은 끊임없이 '폭행', '지각', '프롬프터' 등 각종 '설'들을 털어놨고 고현정은 침묵으로 대응했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붓는 꼴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박진희에게도 화살이 쏠렸다. 부당한 상황에서 선배인 고현정의 뒤를 이으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네티즌들의 주장이었다.

그렇게 박진희는 장장 일주일가량을 끌었다. 시청자들은 지쳤다. '제발 그만하라'는 호소 댓글까지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진희의 득(得)과 실(失)은 명확해졌다.

SBS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출연을 결정했다는 박진희는 방송사의 신뢰를 얻었다. 사상 초유 위기에 빠진 '리턴'에게 박진희는 그야말로 구세주다. 후반부로 갈수록 중요해지는 최자혜 역할을 삭제할 수도, 대체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서 돌파구가 생긴 것이다.

더불어 활약의 기회를 얻었다. 결혼 및 임신을 거친 여성 배우들은 연기를 재개하기가 녹록치 않다. 현재 임신 5개월째인 박진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찬스인 셈. 실제로 박진희는 과거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결혼하고 나서 시나리오나 대본이 줄었고 오히려 예능 섭외가 많이 들어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은 이미 '리턴'을 외면했다. 보이콧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출연을 결심한 박진희를 향해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불확실한 일화에도 이미 질린 상태인데, 박진희 측이 눈치를 보며 시간만 끌었다는 의견이다.

이를 기만으로 느끼는 시청자들도 다수다. 배우는 제작자의 선택을 받기 전에, 대중의 선택을 받는 위치다. 그간 반듯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애정과 신뢰를 듬뿍 받던 박진희이기에, 현 사태가 안타까움을 더한다.

'리턴‘과 박진희, 균열의 정도가 상당하다. 이를 봉합하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도 투입된 박진희는 단기간에 기라성 같은 고현정의 아우라를 지워야 한다. '리턴' 측은 작품 내적으로는, 스토리 전개에 더욱이 신중을 기해야 하며 외적으로는, 말을 아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