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허재호 합류하면 AG 출전은 가능할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을까.

라틀리프는 19일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 우수인재로 선정됐다. 이제 특별귀화 절차를 밟는 일만 남았다. 곧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을 통과하고 주민등록증 발급 및 호적등록, 여권발급과 개명 등의 절차를 밟으면 된다.

이 절차를 마치면 한국인이 된다. 즉, 태극마크를 달고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허재호는 2월 23일과 2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1라운드 A조 홍콩, 뉴질랜드와 홈 2연전을 치른다.

2연전 예비엔트리 등록 마감일은 2월 5일이다. 라틀리프가 특별귀화 절차를 마치고, 대한민국농구협회가 2월 5일까지 라틀리프를 대표팀에 선발하면 된다. 2월 5일까지 마무리 작업을 하지 못하면 23일, 26일 2연전 출전은 불가능하다. 현 시점에선 홍콩, 뉴질랜드전 출전 가능성은 크다.

이번 홈 2연전이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다. 아시아예선 1라운드는 3위까지 2라운드에 올라간다. 12개 국가가 참가하는 2라운드서도 7위만 하면 중국월드컵에 출전한다. 라틀리프가 없어도 허재호의 저력이 그 정도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허재호는 지난 2년간 나름대로 조직력을 구축해놨다.

중요한 건 아시안게임과 중국월드컵 본선이다. 당장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겐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한국 남자 스포츠선수에게 병역 이행은 매우 민감하다.

라틀리프의 신장은 199cm다. 파워와 기동력 등 내구성은 국내 최고다. 라틀리프가 허재호에 합류해도 4~5번 신장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작년 11월 26일 중국과의 농구월드컵 예선서 한계를 여실히 확인했다. 물론 아시아에 걸린 농구월드컵 티켓은 7장. 라틀리프 합류와 무관하게 허재호의 아시아 예선 통과 가능성은 크다. 라틀리프의 허재호 합류로 아시아에서 한국농구 경쟁력이 올라가는 건 분명하다.

즉, 라틀리프의 합류는 당장 본선 티켓 7장을 놓고 싸우는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보다는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 라틀리프는 여전히 만 29세의 젊은 빅맨이다.

그런데 라틀리프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은 미지수다. 아시안게임 출전자격은 FIBA 규정이 아닌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을 따른다. FIBA는 귀화한 선수를 곧바로 국제대회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OCA는 귀화와 함께 최소 3년 연속 해당국가에 거주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한국은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때 이 규정을 뒤늦게 간파, 혼란을 겪었다. 당시 애런 헤인즈와 엠버 해리스를 귀화시킨 뒤 남녀대표팀에 투입하려다 실패로 돌아갔다. KBL, WKBL 장수 외국선수들도 비 시즌에는 한국에 머무르지 않는다. 3년 연속 거주가 불가능하다.

라틀리프는 2012-2013시즌 현대모비스에서 KBL 커리어를 시작했다. 한국에 온지 만 6년이 됐지만, 3년 연속 거주를 한 적은 없다. 현재 OCA가 이 규정을 유지하고 있는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적용할 것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4년 전 규정을 올해도 유지하면 라틀리프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한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당장 월드컵 예선이 중요하지만, 아시안게임도 신경을 쓰고 있다. 대한체육회를 통해 OCA 규정을 알아보고 있다. 귀화를 한 뒤 3년 연속 거주해야 하는지, 3년 연속 거주한 기록이 있으면 귀화 이후 곧바로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는지, 토털 3년만 거주하면 귀화하고 곧바로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애매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라틀리프의 특별귀화 법무부 심사 통과는 반갑다. 그러나 끝은 아니다. 농구협회는 아시안게임 출전 규정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농구월드컵만큼 중요하다. 아직 대처할 시간은 있다.

[라틀리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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