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라스' 박원순 시장님, 애쓰십니다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예능 프로에 깜짝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17일 밤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의 '신과 함께 인 줄' 특집에 가수 김흥국, 작사가 김이나, 개그맨 고장환과 함께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다. 이날 김흥국과 콤비를 이루면서 토크를 주도하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다소 '뜬금없는' 출연에 어리둥절했다.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는 6월로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를 의식해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더불어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30%대의 지지율로 한 자리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박영선 의원, 정청래 전 의원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구라는 "박 시장이 과거 예능에 출연한 것은 선거가 없는 해였다. 그런데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홍보를 노린 출연이라는 시선을 피할 수가 없다"며 세간의 우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출연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해도 예능감은 많이 부족했다. 약간 어눌한 말투와 센스 부족 등으로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MC 자리를 접수하러 나왔다"며 큰 소리 쳤지만 래퍼 지코를 따라하는 랩 실력등은 보는 이들을 안스럽게까지 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흥국과 콤비를 이뤄 '호랑나비'를 열창하기도 했다.

최근 모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정두언 전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역대 시장 중에서 서울시 공무원이 가장 싫어하는 시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대로 보면 그만큼 열심히 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정 전 의원은 "박 시장이 너무 마이크로적이어서 모든 것들을 꼼꼼히 챙기다 보니 밑에 직원들이 힘들었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인들의 예능 프로 출연을 꼭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시점과 프로그램 특성상 재미를 더 하기 위해 무리한 개인기를 보여 주는 장면에서는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대중들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정치인들의 노력을 굳이 폄하할 필요는 없다. '라디오스타'를 끝까지 보면서 박원순 시장이 '애쓰신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다.

[사진=MBC방송 캡쳐]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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