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예비군 8명, 누가 벤치멤버로 활용될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군 제대 선수의 합류는 트레이드와 더불어 시즌 막판 팀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도 복귀전을 준비 중인 상무 소속 선수들이 있다. 지난 2016년 4월 13일 군 입대했던 선수 8명은 17일 제대,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제대 당일까지는 군인 신분인 만큼, 이들은 18일 열리는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올 시즌에 가세하는 예비군들 가운데에는 2011-2012시즌 함지훈(현대모비스), 2013-2014시즌 박찬희(당시 KGC인삼공사)처럼 주전으로 투입될 자원은 없다. 하지만 활용도에 따라 쏠쏠한 벤치멤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터. 빡빡한 일정 탓에 주축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된 팀들에겐 반가운 자원이기도 하다.

▲ 정희재·배수용·한호빈, 당장 활용한다

제대하는 선수들 가운데 군 입대 전 소속팀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았던 선수는 정희재(KCC)다. 정희재는 2015-2016시즌 궂은일을 도맡으며 KCC가 대전 현대 시절(1999-2000시즌) 이후 16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터프한 수비력에 종종 3점슛을 던질 수 있어 포워드 라인에 깊이를 더해줄 전망이다.

추승균 KCC 감독은 “kt와의 원정경기(19일)부터 바로 투입할 생각이다. 궂은일을 잘하는 선수여서 도움이 될 것 같다. 4번 역할도 가능해 (송)교창이나 (하)승진이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무에 있는 동안 슈팅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역시 배수용을 활용, 주축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다. “3번을 맡을 선수가 없어 수비할 때 필요한 자원이다. 성실하고, 코트에서 다른 짓 안 하는 선수다. 기회가 되면 투입할 것이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말이다.

유재학 감독은 이어 “프로에서는 3번으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상무에서 슛 연습을 많이 하라고 지시했다. 시즌 전 상무와 연습경기를 했는데, 3점슛 3개를 모두 넣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서는 1개도 못 넣더라. 그래서 ‘뭐가 진짜야?’라고 물었다”라며 웃었다.

마땅한 포인트가드 자원이 없는 고양 오리온 역시 한호빈의 가세가 반갑다. 한호빈은 군 입대 전 종종 주전으로 투입된 적도 있었던 가드다. 신장이 낮지만, 사실상 경기운영능력을 갖춘 자원이 없는 오리온으로선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터.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워낙 취약한 포지션이다 보니 한호빈은 바로 활용할 생각이다. 최근 휴가기간에 함께 훈련을 해봤는데, 몸 상태가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 몸 상태가 관건

원주 DB는 박지훈을 활용하는 시점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상범 DB 감독은 “최근 원정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 몸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라면 한 번 기용해볼 순 있겠지만, 그래도 준비할 기간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준수한 공격력과 센스를 지닌 만큼, ‘준비기간’을 거친 이후에는 활용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이상범 감독은 박지훈에 대해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면, 5~6라운드에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슈팅능력을 갖춘 김현수(kt)는 일단 벤치멤버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전시간은 컨디션에 따라 크게 갈릴 수 있다.

조동현 kt 감독은 김현수의 활용도에 대해 “당장 선발로 뛸 순 없지만, 벤치멤버로는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2번으로 투입할 생각이다. 최근 팀에 인사하러 왔을 때 준비하라는 말은 했다. 출전시간은 10~15분, 컨디션이 좋다면 20분 정도 투입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높이가 약점인 데다 슈터 부재를 겪고 있는 서울 삼성도 장민국의 복귀가 반가울 터. 전문 슈터는 아니지만, 출전시간을 조절해줘야 하는 문태영과 김동욱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자원이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장민국이 복귀하는 것에 대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봐야 한다. 상무에서 출전시간이 적어 몸 상태가 아직 좋은 것 같진 같다. 그래도 3점슛 능력이 있으니까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재현, 신고식은 다음 시즌

17일 전역하는 8명 가운데 군 복무기간에 트레이드된 선수는 박재현이 유일하다. 박재현은 2016년 이현민과 트레이드돼 삼성에서 오리온으로 이적한 바 있다. 입대 전까진 고려대 재학시절 받았던 기대에 못 미쳤지만, 가드 자원이 부족한 오리온에서는 보다 많은 출전시간 속에 성장의 여지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박재현의 모습은 2018-2019시즌부터 볼 수 있게 됐다. 최근 어깨수술을 받아 재활 중이기 때문이다. 추일승 감독은 박재현의 몸 상태에 대해 “어깨를 심하게 다쳤다.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올 시즌은 힘들다. 다음 시즌을 내다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로 복귀한 김윤태도 준비기간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기존 선수들과 같이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일단 훈련 시켜보며 컨디션을 점검해볼 생각이다. 부상을 입었던 발목상태도 체크해봐야 한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정희재(상)-장민국(중)-박재현(하).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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