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리포트: 4Q 지배자 버튼, 잊지 말아야 할 윤호영 헌신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버튼은 역시 4쿼터 지배자였다.

올 시즌 DB는 16일 홈 경기 전까지 KGC에 좋지 않았다. 1승2패였다. DB는 여전히 4~5번 높이에 약점을 안고 있다. 반면 KGC는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을 앞세운 4~5번 높이가 최대장점이다. 이런 장, 단점이 맞물리면서 KGC가 DB에 재미를 봤다. DB는 올 시즌 KGC만 만나면 턴오버가 적지 않았다.

KGC는 DB 핵심 디온테 버튼을 지역방어로 묶는 경우가 많았다. 버튼이 좋은 패스를 하다가도 무리한 플레이나 턴오버도 저질렀다는 게 김승기 감독 설명. 그러나 DB 이상범 감독은 "버튼의 지역방어 어택은 많이 좋아졌다. 개인기량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버튼은 1쿼터 2분5초를 남기고 투입됐다. KGC는 김승원과 Q.J. 피터슨을 넣어 지역방어를 실시했다. 버튼이 페인트존에서 공을 잡으면 2명 이상이 에워쌌고, 45도 지점에선 트랩을 들어갔다. 버튼은 한 차례 실책을 범했다. DB는 1쿼터에만 실책 8개를 기록했다.

그런데 2쿼터에 흐름이 확 바뀌었다. 버튼은 김현호에게 잇따라 3점포를 어시스트했다. KGC가 지역방어에 겹수비로 대응하자 한 템포 빠른 패스 타이밍이 돋보였다. 5분39초전에는 이상범 감독이 벤치테크니컬파울 경고를 받았다. (아마도 사이드라인을 넘었다는 심판진 판단) 살짝 주춤한 흐름에서 버튼이 실점 이후 곧바로 아울렛 패스를 감행, 벤슨의 덩크슛을 도왔다.

이후 DB는 수비 응집력을 끌어올렸다. 적극적인 스위치가 돋보였다. 잇따라 24초 바이얼레이션을 유도했다. 그러자 버튼이 골밑 득점과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넣었다. 공격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에 팁인 득점을 올렸다. 두경민도 윤호영의 패스를 받고 골밑 득점을 올렸다. 윤호영의 스틸과 두경민의 버저비터 3점포로 14점차 리드. 완벽한 흐름 장악. KGC가 수비 응집력을 끌어올리기 전에 감행한 얼리오펜스 효율성이 높았다.

DB의 외곽슛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3쿼터에 잠시 주춤하자 KGC가 데이비드 사이먼, 피터슨을 앞세워 추격했다. 피터슨은 테크니컬 파울 경고와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은 상황서 무서운 응집력을 뽐냈다. 그러자 DB도 역시 버튼이 우중간에서 돌파하며 원핸드 덩크슛을 꽂아 흐름을 바꿨다. 두경민이 버튼의 패스를 받아 정면에서 2점포를 터트려 한 숨 돌렸다. 그러자 KGC 피터슨도 더블클러치 레이업슛에 한 템포 빠른 정면 3점포로 응수했다.

DB가 2쿼터 이후 흐름을 잡을 때 수비에서 큰 재미를 봤다. 특히 2쿼터 막판 투입된 윤호영의 역할이 컸다. 윤호영이 맡은 공격수는 양희종이었다. 그러나 윤호영은 경기흐름과 매치업에 따라 적절히 양희종을 버리고 골밑 수비에 가담하거나 상대 패스라인 차단에 주력했다. 이런 식으로 KGC 공격흐름이 수 차례 끊겼다. KGC는 이날 터프샷을 많이 던졌다. 확률이 떨어졌다.

이후 DB는 수비에서 흔들리지 않으면서 고비를 버텨냈다. 4쿼터 초반 벤슨의 패스를 받은 윤호영의 3점포에 이어 두경민이 기 막힌 드라이브 인으로 3점플레이를 엮었다. 그리고 경기종료 5분전. 윤호영이 양희종을 버리고 골밑에 들어가서 오세근을 블록한 장면은 백미였다. 이후 골밑 돌파로 2득점을 올렸다. 윤호영은 2분54초전에도 오세근의 공격을 블록으로 막았다.

KGC는 사이먼이 4쿼터 1분16초만에 4파울에 걸리면서 위축됐다. 전반적으로 DB의 호수비에 막혀 공격 흐름이 많이 끊겼다. 다만, 4쿼터 막판 급격히 추격했다. 피터슨의 개인기량과 오세근의 골밑 득점, 이재도의 패스를 받은 사이먼의 골밑 득점에 이어 경기종료 1분1초전 양희종이 좌중간에서 이재도의 패스를 역전 3점포로 처리했다.

DB는 수비전으로 버텼으나 공격에서 실책이 잦았다. 그리고 실책이 잦은 버튼 대신 벤슨을 오래 기용하면서 흐름을 빼앗긴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버튼이 끝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1점 뒤진 58.6초전. 윤호영에게 공을 받았다. 양희종이 자신을 향해 팔을 뻗자 그대로 슛 모션을 취했다. 디펜스 파울. 자유투 3개로 역전. 한편으로 파울 콜은 의심됐다. 양희종이 팔을 뻗어 접촉하려는 순간 곧바로 다시 뒤로 뺐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구관계자들 의견을 종합하면 디펜스 파울이 맞다는 지적.

이후 버튼은 사이먼의 슛을 쳐냈으나 골텐딩으로 인정됐다. 그 다음 공격에서 38초를 남기고 절묘한 드라이브 인을 성공했다. 오세근이 팔로 치면서 추가자유투까지 얻었다. 실패했으나 이후 KGC는 패스미스를 범했다. 15.7초를 남기고 두경민이 양희종을 상대로 파울을 얻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마지막까지 승부가 뒤흔들렸다. KGC가 경기종료 11초전 패턴에 의해 우측 코너에서 전성현이 이재도의 패스를 받아 절묘한 동점 3점포를 꽂았다. KGC의 더블스크린에 DB는 스위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자 DB는 버튼이 경기종료 1.5초를 남기고 우중간에서 3점포를 터트려 승부를 끝냈다. 피터슨이 넘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92-89 승리. 최근 6연승으로 단독선두 질주.

버튼은 3쿼터까지 잠잠했다. 그러나 승부를 끝내는 순간에는 가장 빛났다. 또한, 전반적으로 턴오버가 잦았고, 외곽포 감각이 좋지 않았음에도 수비전을 이끈 윤호영의 헌신도 돋보였다. 한편으로 KGC로선 아쉬운 판정이 있었다. 4쿼터 초반 사이먼이 4파울을 당한 장면 등 전반적으로 파울 콜은 DB에 약간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버튼(위), DB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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