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석환 "4번타자 값진 경험, 하위타선서 잘 받치겠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 양석환(28)은 지난 해 12월 '새 신랑'이 됐다. 어쩌면 올 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책임감과 절실함을 갖고 올 시즌을 맞이한다.

'새 신랑' 양석환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야구를 더 잘 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라는 양석환은 "아내도 내가 야구를 잘 하지 못 하면 안 된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혼한 것을 떠나 선수로서 매년 더 잘 해야 하는 것은 똑같다"고 말했다.

결혼식 사회는 이동근 SBS스포츠 아나운서가 맡았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사회를 부탁했다. (이)동근이 형 외에는 부탁하지 않았다"는 게 양석환의 말. 양석환은 조용히 식을 올리려 했다. 구단이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도 결혼식 시각은 알리지 않았다. 본인의 요청 때문이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개인훈련에 집중하면서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양석환은 지난 해 풀타임을 뛰었던 '값진 경험'을 발판 삼아 2018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양석환은 지난 해 팀 사정상 궁여지책으로 4번타자 자리를 맡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막중한 임무를 떠안으면서 타격 페이스도 떨어지고 말았다.

"전반기까지는 나름 괜찮았는데 후반기에 무너져서 아쉬웠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기에 체력 문제도 겹쳤다"는 양석환은 "제 옷이 아닌 옷을 입다보니 마음만 급했던 것 같다. 중요한 자리인데 계속 뭔가 더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만 앞섰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그래도 4번타자 경험을 한 자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성적을 떠나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양석환은 "확실히 투수가 승부를 하는 방법이 하위타선에 있을 때와 달랐다. 지금은 실력이 부족해서 그 자리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앞으로 실력을 키워서 언젠가는 4번 타순을 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양석환의 주 포지션은 3루수이지만 올해는 1루 경쟁에 뛰어 들어야 한다. 이미 새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합류한 터라 김재율, 윤대영 등과 1루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석환의 경쟁력은 바로 풀타임 경력.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것은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양석환도 "주전으로 계속 나가다보니까 체력 관리에 대한 부분도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1루수란 포지션은 방망이가 돋보여야 하는 자리다. 양석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양석환은 "나도 1루수로 나가라면 방망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기술훈련도 작년 12월부터 일찍 돌입했다. 빨리 준비하고 있다"고 빠르게 올 시즌 준비에 나서고 있음을 밝혔다.

양석환이 중점적으로 보완하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변화구 대처능력"이라고 밝힌 양석환은 "재작년보다는 작년에 좋아졌다. 그래서 올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마다 성장하는 페이스를 유지할 것이라 다짐했다.

올해는 주전 자리만 확보된다면 4번타자가 아닌 하위타선에서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 양석환 스스로도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작년 후반기에 외국인타자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김)현수 형도 왔고 새로운 외국인타자도 왔다. 작년보다는 무조건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기대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어 "하위타선에서 잘 받치겠다"는 양석환은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묻자 "개인적으로는 타점에 있어서는 욕심이 있다. 앞에 좋은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나에게 찬스가 많이 온다면 작년 이상으로 많은 타점을 올리는 것이 팀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해 홈런 14개를 터뜨린 양석환은 "언젠가는 꼭 20홈런을 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생애 첫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을 통해 성장과 교훈을 얻은 양석환의 2018시즌은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가.

[양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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