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대신 채태인, 롯데는 활용가치에 주목했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어떤 이유로 최준석 대신 채태인을 선택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2일 사인&트레이드 형식을 통해 베테랑 내야수 채태인을 영입했다. 일단 넥센이 채태인과 계약기간 1+1년 총액 1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고, 롯데가 좌완 유망주 박성민을 반대급부로 내주며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채태인은 한국 나이 37살의 좌투좌타 내야수로 1루수 및 지명타자 자원으로 활용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넥센에서 109경기 타율 .322 110안타 12홈런 62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 롯데에는 채태인보다 한 살 어린 최준석이 그와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최준석은 2014시즌 친정팀인 롯데로 돌아와 4시즌 동안 87홈런을 때려낸 거포 자원. 2015시즌 전 경기 출장과 함께 타율 .306 155안타 31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지난해엔 이대호와 함께 1루수 및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으며 타율 .291 119안타 14홈런 82타점을 적어냈다.

최준석과 채태인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나란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베테랑 야수를 향한 시장의 관심은 저조했다. 롯데와 넥센이 이들이 타 구단 계약 시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조치까지 취했지만, 해가 지나도록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롯데가 채태인에게 손을 내밀었고, 채태인은 롯데로, 최준석은 여전히 FA 미아 상태로 남는 상황이 연출됐다.

롯데 관계자는 전날 마이데일리와의 통화를 통해 최준석 대신 채태인을 선택한 이유에 답했다. “두 선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건 어렵다”라고 운을 뗀 관계자는 “선수 영입은 당연히 전력적인 부분을 우선시하게 된다. 현재 팀의 타선 및 전반적인 전력을 봤을 때 최준석보다 채태인의 활용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활용가치에 대해선 좌타, 정교한 타격 능력, 준수한 수비력 등을 꼽았다. 일단 롯데에는 손아섭을 제외하고 걸출한 좌타가 없다. 김문호가 2016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지난 시즌 기복을 보였고, 이우민, 황진수 등도 임팩트가 없었다. 타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타 최준석보다 좌타 채태인이 더욱 필요했던 것. 위의 관계자는 “부족한 좌타 자원을 채웠다. 좌우 균형이 맞아지며 타선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준석보다 정교한 타격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최준석은 지난해 기대 이하의 장타율(.430)을 기록하며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기에 병살타가 리그 최다인 24개. 기동력을 추구하는 조원우 감독의 야구와는 부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채태인은 지난 시즌 장타율 .500에 병살타는 9개에 그쳤다. “강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다. 기본적으로 2루타도 많이 생산한다. 중심타선 역할이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게 롯데의 평가다.

끝으로 롯데는 채태인의 수비력에 주목했다. 롯데엔 이대호라는 걸출한 1루수가 있다. 그러나 이대호도 이제 올해 37살이 됐다. 144경기 전 경기를 치르기엔 부담이 있다. 조 감독 역시 지난해 이대호의 체력 안배를 가장 걱정했다. 일단 채태인이 들어오며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전망이다. 최준석이 지난해 1루를 종종 맡았지만 수비력에선 채태인이 앞선다는 평가다.

롯데 관계자는 “채태인은 수비가 되는 1루수다. 수비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내야 수비가 강해지면서 지난해 투수들이 효과를 봤다.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채태인 카드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아울러, 최준석이 향후 FA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해 구단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최준석의 거취에 대해서도 계속 알아보고 있다. 타 구단에서 관심을 보이면 기꺼이 도와줄 것이고, 또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채태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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