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안우진의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위험한 발상'..자체 징계해야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야구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2018년 1차 지명으로 선발한 투수 안우진(휘문고 졸업예정)이 지난 10일 진행된 KBO 신입 오리엔테이션에서 내놓은 코멘트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안우진은 이날 “여론이 안 좋은 것은 알고 있다.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잊고 감수하려고 한다. 앞으로 야구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일에 대해선 조사를 다 받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2018 신인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된 안우진은 키 193cm, 93kg의 탁월한 신체조건에 150km대 빠른 속구를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기대주다. 넥센은 대형 신인으로 평가받는 안우진에게 구단 역대 최고 계약금인 6억 원을 안겼다.

하지만 안우진은 2017년 학교폭력사태에 연루됐다. 야구부 후배들을 배트로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지난해 11월 대한야구소트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안우진은 올 시즌부터 넥센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뛰어든다. 문제는 이 징계의 실효성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작년 징계는 아마추어 무대에 국한된 것. 즉, 안우진으로선 KBO에서 뛰는 건 별 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프로에서 보여줄 활약과 무관하게 국가대표에 발탁되지 못하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런 와중에 나온 안우진의 발언에 네티즌들은 물의에 일으킨 데 대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며 인성 논란을 제기하는 등 성토하고 나섰다. 이에 넥센 측은 11일 “안우진에게 자체 징계를 줄 것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넥센의 자체 징계에 앞서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안우진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 이후 넥센은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선수의 징계가 내키지는 않겠지만 징계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최근 도박, 음주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많다. 프로야구 선수는 어린 나이에 야구를 시작한 꿈나무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프로야구 선수는 단순히 홈런을 많이 치는 기량도 중요하지만 어린 꿈나무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야구를 잘하는 것도 어렵지만 인성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대중들이 왜 은퇴한 이승엽을 ‘국민타자’라고 부르며 사랑하는지 후배들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넥센은 안우진 문제를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안된다. 엄중한 자체 징계를 통해 안우진이 자신의 과오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장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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