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었지만…' kt, 로치 보류권 풀었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kt가 로치에 대한 보류권을 풀었다.

KBO는 9일 공식 홈페이지의 '선수이동현황'을 통해 2017시즌 kt 위즈에서 뛰었던 돈 로치가 자유계약선수가 됐다고 공시했다.

로치는 2017시즌 kt에서 뛰며 28경기 4승 15패 평균자책점 4.69를 기록했다. 리그 최다패 불명예를 안았지만 이는 야수들의 영향이 컸다.

타격과 수비에서 로치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 특히 로치는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선수이기에 내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필수였지만 그가 나올 때 내야수들의 실책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2017시즌 로치의 실점(106점)과 자책점(86점) 차이는 20점이나 됐다.

kt는 2017시즌 종료 후 로치에게 재계약 의사를 표시하며 '보류선수'로 묶었다. 하지만 라이언 피어밴드와 달리 그를 '꼭' 재계약하겠다는 의사는 아니었다. 마땅한 투수가 없을 경우 차선책일 뿐이었다.

문제는 구단이 보류권을 행사할 경우 로치는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 특히 KBO리그에서는 다른 구단과 5년간 계약할 수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구단들의 이러한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에는 '쿨하게' 보내주는 추세다. 구단들이 보류권을 행사했다가 유니폼을 바꿔 입는 선수들도 있지만 이는 다른 리그에서 러브콜을 받는 경우다.

그럼에도 kt는 2017시즌을 앞두고 로치와 같은 처지였던 피어밴드에 이어 올시즌 로치를 상대로도 보류권을 행사했다.

로치는 '혹시나' 하는 마음 속 kt의 결정을 기다렸지만 현실은 더스틴 니퍼트 영입이었다. 그 사이 이미 2018년이 됐다.

결과적으로 로치는 '자유의 몸'이 됐지만 씁쓸함이 남는 이유다.

한편, kt 관계자는 이미 로치와 합의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로치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지난해 12월 중순 보류권을 언제든지 풀어줄 수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면서 "하지만 선수 본인이 kt에서 계속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이 상황을 다 이해했다"고 말했다.

[돈 로치.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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