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복귀' 박병호 "목표는 전경기 출전, 하고 싶은 야구 하겠다"(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하고 싶은 야구를 하겠다."

넥센이 9일 오후 6시부터 그랜드 하얏트호텔 인천 2층 이스트살롱에서 박병호 복귀 환영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박병호와 함께 넥센 고형욱 단장, 장정석 감독, 주장 서건창이 참가했다. 박병호는 우선 2018시즌 연봉계약서(15억원)에 사인했다.

그리고 고형욱 단장이 박병호에게 52번이 새겨진 유니폼과 구단 모자를 전달했고, 장정석 감독과 서건창이 박병호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후 고 단장, 장 감독, 서건창과 박병호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환영식을 마무리했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에 입단했고, 2011년에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프로 통산 868경기서 타율 0.281 210홈런 604타점 535득점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서 뛰었다. 메이저리그서는 통산 62경기서 215타수 41안타 타율 0.191 12홈런 28타점 24득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서는 통산 142경기서 535타수 132안타 타율 0.247 24홈런 79타점 66득점을 기록했다. 2017시즌 직후 미네소타와의 계약을 해지, 넥센 복귀를 결정했다.

다음은 박병호의 복귀 소감 및 일문일답.

-복귀 소감과 올 시즌 포부에 대해 말해달라.

"(메이저리그에서)좋은 성적을 얻은 것도 아닌데, 성대한 환영식으로 이 자리를 마련해준 넥센 이장석 대표팀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2년 전에 큰 목표를 갖고 미국으로 떠났다. 첫 시즌에는 부상을 당했고, 작년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결국 마이너리그서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었다. 그래도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까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 많이 좋지 않았고, 힘들었는데 이 대표팀이 전화가 와서 넥센에 와서 다시 뛰어달라고 했을 때 한국 복귀를 마음 먹었다. 넥센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다시 한번 넥센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2년은 어떤 의미였나.

"메이저리그서도 뛰었고, 마이너리그서도 뛰었다.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좋은 선수를 많이 만났다. 야구선수의 생활을 하는데, 더 좋은 선수를 만나보고 싶어서 미국에 도전했다. 세계에 더 좋은 선수가 많이 있다는 걸 알았다. 더 많은 선수들과 대결해본 건 소중한 경험이었다."

-지난 2년간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첫 시즌에는 메이저리그서 시작했다. 홈런을 많이 쳤고, 타율은 낮았다. 작년에는 타율이 낮은 아쉬움을 극복하고 싶었고 스프링캠프까지 좋았다. 마이너리그에 갔지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부상을 당했다. 자신감이 떨어진 게 아쉽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아쉬웠을 것 같다.

"시범경기 성적이 좋았고, 마지막 날에 마이너리그서 시즌을 시작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4월에 금방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복귀하면서 빨리 좋은 타격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 자리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시기가 있었는데 다른 선수가 선택됐다. 아쉬움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 뛰면서 특별했던 부분이 있었나.

"투수를 예로 들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에는 즐비하다고 보면 된다. 구속, 변화구 모두 우위이고, 환경도 잘 갖춰졌다."

-복귀하게 된 계기는.

"마이너리그서 시즌을 끝내면서도 계약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도전을 하려고 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라는 게 창피하지만, 많이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런 상황서 이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다. 바로 대답은 하지 못했다. 많이 고민했다. 좀 더 즐겁게 다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복귀를 선택하게 됐다."

-마이너리그서 어려웠던 점은.

"트리플A에 있었다. 그 다음 레벨이 메이저리그인데 하늘과 땅 차이였다. 식사, 숙소 등 모든 환경이 힘들었다."

-새로운 구장(고척스카이돔)에서 뛰는 소감은.

"많이 궁금하다.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쿠바와 연습경기를 한 게 처음이었다. 스프링캠프를 다녀와서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해야 한다."

-52번 유니폼을 다시 받는 순간 느낌은.

"들어오면서 넥센 관계자들과 서건창을 봤다. 기뻤다. 유니폼을 받을 때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한번 즐겁게 야구장에서 뛰어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 박병호와 지금 박병호를 비교해달라.

"2년간 KBO리그서 뛰지 않았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다른 팀도 아닌 넥센에 복귀했기 때문에 잘 적응할 것이다."

-국내무대에서 김현수(LG), 황재균(kt)와 경쟁을 이어간다.

"김현수는 나보다 나았고, 황재균과 나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좋은 얘기를 듣기는 어려웠다. 저희가 선택한 길이고, 다시 한국야구에서 열심히 하고 좋은 성적을 내면 한국야구의 인기도 올라가고,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수와 아직 연락은 되지 않았다."

-지난 2년간 넥센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많은 선수가 바뀌었다. 세대교체가 됐다. 어린 선수들이 잘 한다고 생각한다. 팀 컬러가 바뀌었다.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좋은 선수가 많다. 나도 합류해서 팀이 작년보다 더 나은 공격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정해졌다. 많은 타점을 내서 팀이 승리하도록 노력하겠다. 다만, 넥센 분위기를 아직 잘 모른다. 선수단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스프링캠프 때부터 후배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잘 챙겨주겠다. 경기를 할 때는 코칭스태프가 얘기를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서건창 주장을 많이 돕겠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많은 선수가 한국야구에서 자격이나 조건이 갖춰진다고 보면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이라고 본다. 도전은 응원한다. 선수 본인의 선택이다. 꿈이 있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다. 조언이라기보다는 한국에서 하던 그대로 미국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가 남다를 것 같다.

"과거 넥센에서 목표로 잡았던 건 전 경기 출전이었다. 미국에 있는 2년간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고, 부상도 있었다. 2011년에 트레이드가 됐고, 2012년부터 전 경기 출전으로 목표를 잡았다. 2018년에도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넥센에서 마음껏 펼치고 싶다."

-팬들은 많은 홈런을 쳐주길 바란다. 홈런왕 경쟁 의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최정(SK)이 외국인타자들과의 경쟁서 이기기 위해 많이 노력한 걸 알고 있다. 올 시즌에는 많은 홈런으로 팬들이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홈런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2011년 넥센 유니폼을 입을 때와 지금의 차이는.

"그때는 트레이드로 입단한 것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 지금은 집에 돌아온 것 같다. 편안한 마음이다. 다시 넥센 선수들을 만나고 훈련을 해도 금방 적응을 잘할 것 같다."

-이승엽(은퇴)이 박병호의 칭찬을 많이 했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같이 선수 생활을 할 때도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자신의 기록을 깨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셨다. 그냥 저는 이승엽 선배가 제가 말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좋고 감사하다. 은퇴를 하셨는데, 아쉽다. 이승엽 선배를 뛰어넘지는 못하겠지만, 이 선배가 만든 역사의 뒤를 따라가고 싶다."

-지난 2년간 미국에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2016년 초반 메이저리그 생활을 했을 때 가장 행복했다. 그때는 이렇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돌아보면 메이저리그서 뛰었을 때 행복했다. 작년에 마이너리그에 있으면서도 느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몸을 만드는 방식의 차이가 있었나.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미네소타 트레이닝 파트와 넥센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순발력 기르기 측면에서 민첩성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런 걸 배웠고, 넥센에서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

"2년전에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이 한국에 돌아온다고 했을 때 많이 실망했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팬들에게 환영 받지 못하는 걸 잘 알고 있다. 내 선택이다. 다 받아들이겠다. 넥센의 좋은 성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박병호.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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