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병규 LG 코치는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오지환을 꼽았다. 2009년 LG 입단 후 줄곧 LG에서만 뛴 오지환은 항상 주목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까지 기록 면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라 하기엔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런 오지환이 야구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 섰다. 지난 시즌 후 군 입대를 계획했으나 1년 더 뛰기로 결정했다. 일생일대의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이것이 무산된다면 현역 입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야말로 '배수진'을 친 것이다. 스스로 '막다른 길'을 선택했으니 이제 결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LG의 '심장'인 박용택은 오히려 이런 상황이 오지환이 '각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다시 주장 완장을 찬 박용택은 팀내 후배들에 대해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정말 열심히 한다. 그리고 순진하고 착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LG의 미래를 이끌어야 할 선수들 중 '명함'을 내밀 만한 선수는 그리 보이지 않는 게 현실.

박용택은 "내 경험에 비춰보면 어떤 절실함이 생기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나도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야구가 현실이 됐다. 이전까지는 항상 이상에 갇혀있었다. '올해 못 해도 내년에 잘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배수진을 칠 수 있는 절실함이 생긴다면 열심히 하는 것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오지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 박용택 역시 "군 입대를 미룬 것이 오지환에게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용택은 군 문제와 관련해 상의를 나눈 오지환에게 "전적으로 네가 생각하는대로 결정하라"고 격려했다. 박용택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오지환의 군 문제를 거의 1년 내내 상담해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만큼 오지환에겐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리고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야구 인생을 건 '승부수'를 던진 오지환에게 있어 야구에만 매진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계기가 없다. 박용택의 바람대로 절실함을 갖고 배수진을 친 오지환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오지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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