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는 원래 4년 계약이죠" LG 박용택의 자신감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원래 FA는 4년 계약하는 것 아닌가요"

한국 나이로 불혹에 다다른 LG의 '심장' 박용택(39).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박용택은 5일 LG 선수단 시무식에서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새 주장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LG는 선수단 투표를 통해 주장을 선출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박용택과 함께 주장 후보로 나선 손주인, 이병규, 정성훈 등 3명의 선수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팀을 떠났다. 이미 "야구 잘 하는 야수가 주장을 맡아야 한다"는 류중일 감독의 바람에 따라 박용택을 직접 지명하기에 이르렀다.

박용택이 벌써 마흔이 됐지만 팀내 비중은 여전히 크다. 그만큼 특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미 2000안타 고지를 점령했고 KBO 리그 역대 최초 6년 연속 150안타란 기록을 이어갔다.

LG는 고참 선수들을 정리하면서 유망주를 육성하는 분위기다. 너무 앞선 생각일 수 있지만, 그래서인지 올 시즌을 마친 뒤 박용택과 LG의 협상 테이블 분위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있다.

박용택은 "원래 FA는 4년 계약하는 것 아닌가"라고 웃었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굳이 4년이라 표현한 것은 "그래야 재취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용택이 올 시즌 종료 후 4년 계약을 맺고 또 한번 재취득을 하면 44살이 된다. 너무 원대한 소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박용택은 "감독님이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다. 2000안타도 꿈 같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불가능은 없다는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신년사를 통해 선수들에게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박용택이 갖고 있는 꿈은 사실 FA 계약이 전부가 아니다. 아직까지 한번도 들어 올리지 못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것이 원대한 꿈이자 목표다. 박용택 스스로도 "올해 KIA가 또 우승하면 큰일처럼 느껴지지 않겠지만 LG가 우승하면 큰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1994년 이후 24년 만에 우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대형사고를 치고 싶은 바람을 나타냈다.

'우승 제조기' 류중일 감독과의 만남이 그래서 기대를 모은다. LG 또한 김현수, 타일러 윌슨 등을 차례로 보강하면서 올 시즌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박용택은 "감독님은 확실히 자신감이 넘치는 분이시다. 그냥 자신감만 있는 것과 다르다. 뭔가 이뤄질 것 같은 포스가 있다. 올해는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여태껏 '4년 계약'을 세 차례나 해낸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박용택은 2000안타와 6년 연속 150안타 등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록을 해낸 선수다. 정말 박용택이 4년 계약을 원한다면 구단과의 협상에서 다소 진통(?)은 예상되나 '혹시 박용택이라면…'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박용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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