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삼성 박한이 “내년엔 꼭 5강 싸움 하고파”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8)가 내년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박한이에게 2017시즌은 프로 데뷔(2001년) 후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 지난 2001년부터 2015년을 제외하고 모두 세 자릿수 경기에 출전했던 그였지만 올해 부상과 부진 속에 68경기 타율 .263(118타수 31안타) 4홈런 14타점에 그쳤다. 68경기는 프로 생활 중 가장 적게 소화한 경기 수.

박한이는 “올해 많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라고 부진을 인정하며 “내년 2월에는 남들보다 먼저 캠프지에 들어가 몸을 만들 생각이다. 2018시즌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박한이가 삼성에서 갖는 상징성은 크다. 2001년부터 17년 간 ‘삼성맨’으로 활약하며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두 번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 기회에서 모두 적당한 가격에 잔류를 택했다. 이제는 이승엽의 은퇴로 팀 내 최고참이 된 박한이다.

박한이는 “이제는 내가 최고참이 됐다. 최고참으로서 팬들에게 거만한 모습이 아닌, 한 발 더 뛰고 내가 먼저 앞장서는 야구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한이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기록이다. 이미 개인 통산 2000안타(리그 9번째) 및 16시즌 연속 100안타(2번째)를 달성한 터. 비록 올 시즌 역대 최초 17시즌 연속 100안타엔 실패했지만 2000경기 출장, 3000루타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0경기까지는 17경기, 3000루타까지는 127루타가 남아 있다. 내년 시즌 건강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기록이다.

그러나 박한이에겐 팀이 우선이었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게 선수의 도리다”라고 운을 뗀 그는 “그것보다 팀이 잘해야 한다. 9위를 두 번 연속 했는데 이젠 무조건 잘해야 한다. 프로는 성적이 나야 한다. 내년에는 5강 싸움을 반드시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한이는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이를 악 문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박한이는 팀의 새로운 안방마님이 된 강민호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분명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우리로선 천군만마를 얻었다”라고 웃으며 “강민호는 모두가 알아주는 포수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새로운 모습, 그리고 팀의 반등을 내년 시즌 목표로 삼은 박한이의 비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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