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라의 별나라] 방탄소년단의 든든한 Amigo, 방시혁 그리고 아미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아미고'(Amigo), 스페인어로 친구를 뜻하는 말이다. 그 기준이 나이는 아니다. 우리와 다른 정서상 동갑내기라는 설명이 내포돼 있지 않다. 세대를 초월한 사이 아미고. 그룹 방탄소년단과 방시혁이 꼭 그렇다.

프로듀서이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 근래엔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다. 물론, 이는 이들의 가족 같은 끈끈한 관계를 강조한 것이지만 성공한 제작자로서의 위상을 말해주기도 한다.

방시혁은 중소기획사 대표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사실 방탄소년단의 성장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무척이나 드라마틱하다. 대형기획사와의 비교, '중소기획사의 반란', '흙수저 아이돌의 기적' 등 연일 언론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사 제목만 봐도 흥미를 자극한다.

방탄소년단 행보 하나하나가 떠들썩한 때이지만 방시혁에겐 화제성을 노린 이른바 '사연팔이' 전략은 없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화려하게 포장하기보다는 오히려 덜어낸다. 중심을 든든하게 잡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 부르지 말아달라.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결혼한 줄 알더라. 난 미혼이다"라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나의 철학하고는 맞지 않아서 불편하다. 마치 내가 아티스트를 창조했다는 느낌을 주는데 아티스트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속 깊은 본심을 드러냈다.

오직 진정성 있는 노래로만 이야기할 뿐이다. 지난 4년여 동안 청춘의 희로애락을 앨범에 진솔하게 담아냈다. 변화하는 감정선에 따라 음악은 더욱 풍부해질 수밖에.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이제 더는 화가 남아 있지 않다. 힘을 빼고 지금 느끼고 있는 행복한 기분으로 작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는 방시혁이 가장 강조하는 대목이다. 그는 "서사의 중심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라며 "내가 콘셉트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신 방탄소년단과 투어를 돌 때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내가 창작자로서 쌓아온 경험, 방법론에 의거해 얘기해줄 뿐이다"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한다"라고 말하는 방시혁. 이토록 든든한 존재가 또 있을까.

그는 "사실 저는 보완하라고 알려주는 타입이 아니다. 굉장히 원칙적인 이야기만 해주고 그걸 할 수 있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게 내버려 둔다"라며 "열정을 갖고 자기가 뭘하는지 알고, 정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한 팀을 이룬 이상,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늘 말하는 것이지만 음악과 무대가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면 그만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팬클럽 아미(ARMY) 또한 방탄소년단에게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다. 방탄소년단을 움직이는 원동력. 무조건 적인 사랑이 아닌 음악적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기에 남다르다.

방탄소년단은 그런 팬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늘 간직하고 있다. "이 모든 성과가 팬 여러분 덕분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한 순간이 기억에 남기보다는 모든 기억이 더욱 오래 남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팬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매번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다음 스텝에 대해 덧붙이자면 들뜨지 않고 계속 저희가 하던 대로 아이디어 내고, 연습하고, 음악을 할 것이다. 변화가 있다면 최근 연습실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옮겼다. 이런 일상을 즐기면서 겸손하게 가고 싶다. 그게 정체성이자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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