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변신' 롯데 정훈 "외야에 적응 중…중견수가 그나마 편해"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정훈이 외야수 수비 훈련에 한창이다.

정훈은 최근 두 시즌에서 활약이 미비했다. 지난 2015년 규정타석 달성과 함께 135경기 타율 .300로 시즌을 마쳤지만 지난해부터 서서히 존재감을 잃기 시작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앤디 번즈의 영입으로 내야에서 자리를 잃으며 대타, 1루수, 외야수 등을 전전했다. 기록은 68경기 타율 .248.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훈은 “내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야구는 자신감 싸움인데 계속 자리가 불안하고 흔들리는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고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최근 두 시즌을 되돌아봤다.

팀 내 좁아지는 입지를 그대로 바라볼 순 없는 법. 정훈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외야수 전향을 추진했고, 올 시즌 외야수로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 5일 사직 KIA전에선 데뷔 처음으로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터. 1군 외야의 맛을 본 그는 이번 마무리캠프부터 본격적인 포지션 전향에 돌입했다.

정훈은 “조금 편한 포지션은 중견수이지만 특별히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보다 외야 적응을 하는 중이다”라며 적응 속도에 대해 “연습타구와 시합타구는 다르기 때문에 아직은 모르겠다. 내야는 정지된 상태에서 공을 던지는 편이 강한데, 외야는 뛰어 오면서 중심을 잡아 내야로 송구해야 하는 부분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타격에 대해선 “어퍼 스윙 스타일이 정도를 넘어 버리니 몸이 더 눕혀지는 자세가 됐다. 그 상태에서 계속 치다가 스윙 궤도가 너무 과해졌다”라고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내 폼에서 적정선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아직 손아섭, 이우민과의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가운데 롯데 외야는 내년 중견수 전준우를 비롯해 김문호, 박헌도, 나경민,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이병규 등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여기에 정훈이 합류하며 경쟁의 선순환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정훈은 팀 내 성실하고 꾸준한 선수로 꼽힌다. 조원우 감독도 “정훈은 아파도 내색하지 않는다. 항상 간절하고 절실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년 시즌엔 외야수 정훈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까.

[정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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