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픽] '사랑의 온도' 쿨한 엔딩, 결국 주워 담지 못한 감정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사랑의 온도'가 쿨하디 쿨한 엔딩을 맞았다.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은 21일 방송된 37-4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이현수(서현진)와 온정선(양세종)은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박정우(김재욱)와 지홍아(조보아)와의 관계도 회복됐다.

그 어떤 엔딩보다도 해피엔딩이었다. 마음을 추스리지 못한 인물은 그 누구도 없다. 사랑은 물론 일도 챙겼다. 어느 정도의 일만 챙긴 것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작가, 셰프, CEO가 됐다. 모두 웃으며 비현실적이라 할 정도의 꽉 찬 해피엔딩을 맞았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사랑의 온도'의 해피엔딩이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그간 시청자들을 지치게 할 정도로 지루한 사랑 싸움을 이어온 '사랑의 온도' 속 인물들이 언제 그랬냐는듯 급속도로 쿨해졌기 때문. 어느 정도 급전개를 받아들여야 하는 드라마라지만 그간 인물들의 감정을 세세하게 그려온 것과 달리 급하게 감정을 수습한 느낌이다.

앞서 '사랑의 온도'는 이현수와 온정선이 첫눈에 빠져들듯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해 오해로 인해 5년간 떨어져 있고, 다시 만나 사랑을 시작하기까지의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져 호평 받았다. 그러나 다시 만난 두 사람 사이에 이들의 절친 박정우, 지홍아가 끼어들게 되면서 복잡한 관계 구도가 이야기의 흥미를 떨어뜨렸다.

인물간의 대립과 관계 변화는 모든 드라마가 갖추고 있는 요소이지만 '사랑의 온도'는 이현수, 온정선 외 인물들의 서사가 없어 갑작스런 감정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던 것도 사실. 캐릭터의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도 이같이 주인공 외의 인물들을 세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은 채 대립의 요소로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초반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에 재미를 느꼈던 시청자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이렇다할 소재 없이 그저 지루한 사랑 싸움과 오해, 대립 등은 큰 재미로 다가오지 못했다. 늘어놓기만 하는 대사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다.

이 가운데 종영이 다가오자 대립하던 주요 인물들은 너무도 쿨하게 감정을 받아들이고 예전 관계를 되찾았다. 세세한 감정을 잘 그렸던 초반과 달리, 또 시청자들을 지치게 할 정도로 치열한 사랑 싸움을 했던 것과 달리 너무도 급한 해피엔딩이다.

물론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인물들의 감정을 모두 주워 담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쿨해질 거 왜 그렇게까지 물고 늘어졌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주워 담는 과정이 너무도 빈약했다.

한편 '사랑의 온도' 후속으로는 윤균상 정혜성 주연의 '의문의 일승'이 오는 27일 밤 10시 첫방송된다.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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