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등판 자처한 김윤동, 일본 트라우마 극복 실패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김윤동의 일본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깊었다.

김윤동에게 지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1차전은 악몽이었다. 연습경기를 통해 마무리투수로 낙점 받으며 4-3으로 앞선 9회말 경기를 끝내기 위해 나왔으나 볼넷 2개와 안타로 만루를 자초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는 9회말 동점을 허용한 빌미가 됐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긴장을 많이 했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라고 말하면서 김윤동에게 대만전 휴식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날 결승전에 앞서 선 감독은 김윤동의 기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다시 일본에게 설욕할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윤동은 블론세이브에 위축될 법도 했지만 투수코치를 통해 지난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선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의욕이 불타있는 상태였다.

“의욕적인 모습이 마음에 든다”라고 웃은 선 감독은 캐치볼을 마치고 들어오는 김윤동에게 “오늘 기회 되면 나간다”라고 말했고, 김윤동은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윤동의 의지는 설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0-1로 뒤진 5회 무사 1, 3루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타자 4번 야마카와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다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며 우에바야시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도노사키-니시카와(2루타)에게 연속해서 적시타를 맞고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김윤동의 이날 성적은 1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 김윤동은 결국 일본을 설욕하지 못한 채 이번 대회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김윤동.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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