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고개 숙인 그들, 유종의 미 가능할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은 유종의 미를 거둘까.

선동열호 1기가 종착역에 이르렀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예선 2경기를 마쳤고, 28일 일본-대만전 결과에 따라 19일 결승 진출을 결정한다. 대만이 일본을 이기면 TQB를 따져야 한다. 그러나 TQB를 따지더라도 선동열호의 결승행은 사실상 확정이다.

이번 대회는 만 24세 이하 혹은 3년차 이하 선수들로 구성됐다. 일본, 대만과는 달리 와일드카드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대회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선동열호의 진짜 목적은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19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선동열 감독은 국내에서 대회를 준비할 때 "모든 선수를 기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젊은 선수들이 도쿄돔에서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결과를 떠나 내용이 중요하다. 일본, 대만과 붙어보면서 자신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2경기를 치르면서 수확이 있었다. 애당초 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도쿄돔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특히 장현식, 임기영 두 선발투수의 호투, 박민우, 이정후, 김하성 등 젊은 주축타자들의 묵직한 한 방이 돋보였다. 첫 성인대표팀에서의 활약은 그들의 야구인생에 큰 자양분이 된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단 일본전서 선제점을 내줄 때 전문 1루수가 없는 약점을 노출했다. 그리고 일본전서 몇몇 투수들의 투구내용은 좋지 않았다. 일본전과 대만전을 거치며 몇몇 타자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결승을 치를 경우 전문 1루수가 부족한 약점은 임시방편으로 메워야 한다. 다만, 지난 2경기서 좋지 않았던 선수들은 명예회복 혹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일단 2경기 모두 나서지 못한 선수는 포수 장승현, 투수 박세웅, 김대현, 김명신, 심재민이다. 경험이 목적이라면, 이들이 결승에 나서야 의미가 있다.

결승을 치르면 박세웅은 유력 선발 후보다. 장현식, 임기영이 나서기 힘들다고 보면 또 다른 선발후보 김대현도 어떻게든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김명신, 심재민의 등판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 2경기서 확실한 불펜 카드는 박진형과 장필준이었다. 결승전 불펜운용도 두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봐야 한다.

야수 중에선 포수 장승현만 나서지 못했다. 선 감독은 대회 준비기간에 "어깨는 승택이보다도 낫다"라고 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험에서 한승택이 앞선다고 판단, 주전 포수로 낙점했다. 때문에 장승현의 결승 투입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승택이 경기 중반에 대타 기용 등으로 교체돼야 나설 수 있다.

예선 2경기서 고개를 숙였던 선수들이 결승서 극적으로 부활한다면, 그러면서 우승으로 이어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런 점에서 아직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주장 구자욱의 부활 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마운드에선 일본전서 좋지 않았던 구창모, 김윤동, 이민호, 함덕주 등이 결승서 복수전을 펼칠 것인지가 관심사다. 그들이 유종의 미를 거둬야 이번 대회의 진정한 의미를 살릴 수 있다.

[이민호.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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