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리포트: 실책과 3점포, 어지러웠던 승부 마무리한 로이드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승부는 어지러웠다. 실책이 난무했지만, 한편으로 3점포가 잘 터졌다. 결국 KDB생명이 웃었다. 로이드가 끝냈다.

18일 부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과 KDB생명의 2라운드 맞대결. 승부는 어지러웠다. 승패를 떠나 품질로 따지면 결코 좋지 않았다. 3쿼터까지 하나은행이 11개, KDB생명이 10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숫자 자체가 적지 않았다.

21개의 턴오버 중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온 건 거의 없었다. 대부분 하지 않아야 할 악성 실책이었다. 라인크로스, 패스미스, 심지어 아웃 오브 바운드서 5초 바이얼레이션까지 나왔다.

KBL에 비해 객관적 품질이 떨어지는 WKBL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분. 그래도 심한 측면이 있었다. 심지어 두 팀 모두 2점 야투율이 많이 떨어졌다. 드라이브 인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파울이 제대로 풀리지 않거나, 형평성이 결여된 콜도 많았다. 또한, 두 팀 모두 지역방어를 간헐적으로 섞으면서 더욱 위축됐다. 개인기술이 좋은 선수가 부족한 WKBL은 지역방어로 재미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나은행이 전반전을 42-37로 앞섰다. WKBL치고 꽤 많은 점수가 나왔다. 선수들의 유기적인 패스게임이 잘 됐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고비마다 패스게임에 의한 3점포가 터졌다. 강이슬, 김단비, 백지은 등이 고루 터트렸다. 외국선수 과트미가 적극적으로 패스게임에 가세하는 모습도 돋보였다.

3쿼터가 시작되면서 경기 흐름이 확 바뀌었다. 하나은행이 갑자기 패스미스를 너무 많이 범했다. 6분19초를 남기고 작전시간을 부르기 전까지 KDB생명이 로이드와 한채진, 이경은의 연계플레이로 잇따라 점수를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단발공격에 의존했고, KDB생명은 로이드와 샨테 블랙의 연계플레이까지 살아났다.

이 과정에서 KDB생명의 3점포가 폭발했다. 3쿼터 중반 이후 이경은, 로이드, 한채진이 잇따라 패스게임에 의해 3점포를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맨투맨을 사용할 때 스위치 타이밍이 느린 경우가 많았다. 3쿼터 종료 16초전에 로이드가 과트미로부터 U파울을 얻은 장면은 노련한 파울 유도였다. 3쿼터 막판에 급격히 스코어가 벌어졌다.

KDB생명은 4쿼터 중반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안혜지, 구슬, 로이드를 앞세운 연계플레이가 좋았다. 6분35초전 이경은의 어시스트를 한채진이 골밑 득점으로 연결, 15점차로 달아났다. 하지만, 이후 KDB생명은 이경은, 로이드 등이 잇따라 턴오버를 범했다. 그 사이 하나은행은 강이슬, 백지은의 3점포와 강이슬의 파울 유도에 의한 자유투 3개로 추격했다. 이후 과트미와 백지은, 강이슬과 해리슨의 연계플레이로 1점차까지 추격했다.

어지러웠던 승부는 경기종료 47.9초전 비디오판독으로 이어졌다. KDB생명이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김지영과 이경은이 매치업됐다. 공이 두 사람을 차례로 맞고 엔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비디오판독 끝에 하나은행이 공격권을 얻었으나 공격에 실패했다. 그리고 로이드가 페인트존에서 그림 같은 훅슛을 터트려 승부를 마무리했다.

극적으로 승패가 갈렸다. 그러나 내용은 좋지 않았다. 하지 않아야 할 실책이 잦았고, 심판진의 파울 콜도 깔끔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어지러운 승부였다. KDB생명으로선 로이드의 해결사 기질을 확인한 게 수확이다.

[로이드.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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