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최종 목표는 그랜드슬램 시상대에 서는 것"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이 잊지 못할 2017시즌을 뒤로 하고 이제 2018시즌을 향한다.

정현은 17일 서울 한국체육대학교 체육과학관 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린 시즌 랩업 미디어데이에서 국내 테니스 유망주들에게 주니어 원포인트 레슨을 실시한 뒤 취재진을 만나 잊지 못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정현은 세계랭킹 1위인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두 차례 맞붙어 선전했고 프랑스 오픈에서는 니시코리 케이(일본)와 이틀에 걸친 명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특히 시즌 마무리는 근사했다. 정현의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넥스트젠 ATP 파이널스 결승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를 3-1로 꺾고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2003년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우승)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ATP 투어 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다음은 정현과의 일문일답.

- 귀국하고 어떻게 지냈나.

"친구들을 만나서 다른 스포츠 경기 관람도 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삼겹살, 초밥 등을 챙겨 먹었다"

- 유소년 클리닉을 진행한 소감은.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나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보다 더 잘 하는 것 같다. 알려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10년 뒤에는 같이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된다"

- 향후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운 것이 있나.

"내 테니스 인생에 있어 최종 목표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언제가 됐든 시상대에 서는 것이다"

- 데이비스컵에 두 차례 출전했는데 태극마크의 의미는.

"모든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에 들어선 순간 만큼은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한 마음이 크기 때문에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부담과 압박을 이겨내야 하는 게 태극마크인 것 같다"

- 나달, 조코비치 등 세계 강호들과 붙었던 소감은.

"들어선 순간부터 압박감이 차원이 달랐다. 적은 기회를 살려야 하는데 그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게 톱 랭커 선수들의 장점인 것 같다"

- 챌린지에 뛰고 있는 권순우, 이덕희 등 후배 선수들을 보는 느낌은.

"내가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않지만 일단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라 생각한다. 나는 노력파로 생각하는데 나도 이 정도하니까 그 선수들은 나중에 더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

- 외국 언론에서 교수님(The Professor)이란 별명을 붙여줬는데.

"지금은 고글을 쓰고 있지만 예전엔 뿔테 안경을 쓰고 경기를 하다보니 외국 선수들이 '교수님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 강한 정신력을 이어가는 요인은.

"더 강해져야 하지만 작년부터 심리 상담도 받고 있다. 올해는 챌린지보다 투어 무대에 계속 살아남으려고 발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한 조건은.

"1년 내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 적이 없어서 아쉬운 부분이 크다. 내가 올해 부상을 겪었던 '3개월'이 사라진다면 더 나아질 것 같다. 올해도 톱 랭커 선수들과 경기는 많이 했지만 잡은 적이 없었다. 아쉽게 지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잡아서 이겨내고 싶다"

- 비시즌 훈련 스케쥴은 어떻게 이뤄지나.

"당분간 한국에서 쉬다가 12월초 태국에 가서 외국 선수들과 한달 동안 동계훈련을 진행하고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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