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MVP' KIA 양현종 “이젠 탈삼진왕-영구 결번이 목표”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 양현종이 새 역사를 썼다.

양현종은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 투표 결과 총점 656점을 얻어 294점의 최정(SK 와이번스)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양현종의 올 시즌 활약은 강렬했다. 지난 2007년 프로 데뷔 이래 에이스의 상징인 20승 고지에 처음 올라선 것. 기록은 총 31경기 193⅓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 지난 1995년 이후 22년 만에 토종 선발 20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고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팀을 통합우승으로 견인했다.

양현종은 시즌의 활약을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토종 에이스 이름값을 했다. 2차전 완봉승으로 우승의 초석을 마련했고 5차전에선 7-6으로 앞선 9회 구원으로 등판해 1이닝 2볼넷 무실점으로 우승을 확정 짓는 세이브를 올렸다. 2경기 호투에 힘입어 그는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MVP를 모두 거머쥔 사례는 없었다. 양현종이 최초를 만든 것. 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또 다시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스팅어를 받은 양현종은 같은 차량만 2대를 보유한 선수가 됐다.

다음은 양현종과의 일문일답.

-한국 최고의 선수라는 꿈이 있었는지.

“항상 성적으로는 잘 나왔어도 부족한 점이 하나씩 있었다. 평균자책점이 괜찮았을 때는 승리가 부족했고, 승리를 잘 챙기면 평균자책점이 부족했다. 올 시즌에도 20승을 했지만 평균자책점은 조금 부족했다. MVP를 받긴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스스로 뿌듯했던 한 해는 2015시즌이었다. 방어율 상을 받으면서 한 단계 발전했던 것 같다.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스타전에 정규시즌 MVP를 받고 싶다고 했었다. 당시에는 가능성을 얼마나 봤는지.

“올스타 휴식기에는 전반기 성적이 너무 좋아 한 번쯤 욕심을 내봤는데 후반기에 좀 안 좋으면서 MVP를 받기 위해서 시즌을 치른다는 마음은 없었다. 중요할 때마다 팀이 선두 싸움을 하고 있어서 시즌 중에는 MVP나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시즌 막판까지 최정, 헥터 선수가 너무 잘했다. 22년 만에 20승이란 타이틀이 수상을 하게 된 요인이 아닌가 싶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비교한다면.

"한국시리즈에는 가을야구 성적이 너무 안 좋아 만회를 하고 싶었다. 올해는 운이 좋게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정규시즌과 비교한다면 정규시즌이 좀 더 뿌듯하다. 한국시리즈는 잔치이고 단기전이라 그 순간 집중하면 힘이 나올 수 있는데 정규시즌은 길고 힘든데 끝날 때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동료 선수들의 영향이 컸을 것 같다.

“20승의 큰 이유는 옆에 헥터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헥터에게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다. 확실히 동기부여가 됐다. 한 번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옆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서 자극이 됐던 게 사실이다. 팀도 계속 이겼다.”

-자녀를 야구선수로 키울 생각이 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구 선수라고 하면 편한 직업으로 생각하는데 프로 11년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나 책임감, 부담감, 긴장감 등 여러 가지를 겪었다. 내 아들에게는 이런 마음고생이나 심리적인 불편함은 안 시켜주고 싶다. 반대하는 입장이다. 근데 또 운동신경이 나와 비슷하다면 시킬 의향도 있다.”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요인을 꼽자면.

“신인 때는 기회를 많이 주셔서 마운드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 누구보다도 노력을 많이 했다. 원정을 갔을 때는 호텔 옥상에서 밸런스 잡는 연습을 한 기억이 난다. 다른 선수들 몰래 외출할 때도 내 스스로에게 자극을 줬었다. 남들이 놀 때 연습하면서 노력했다. 그 노력의 대가가 나왔던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어떤 것을 더 이루고 싶나.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건 해마다 항상 말했듯이 탈삼진왕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탈삼진왕은 은퇴 전에 꼭 해보고 싶다. 그리고 영구결번이 가장 큰 꿈이고 목표이다. 또 꾸준히 우승을 해서 우리가 강팀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꾸준히 성적을 내고 싶다.”

-향후 거취는.

“아직 구단과 내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없다. 오늘은 KIA에서 내년에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에 단장님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다른 팀 유니폼을 입으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희박하다. 내년 우승을 위해서 KIA에 남고 싶다.”

[양현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