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등번호는 누구의 번호 일까요? [송일섭의 사진공작소]

[마이데일리 = 송일섭 기자] 이 사진은 누구 일까요?

등번호 '36'번. 야구팬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이 등번호는 바로 얼마전 은퇴한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의 번호 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는 이승엽 선수는 없습니다. 그럼 이 번호는 누구일까요?

이니셜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이 유니폼은 바로 구자욱 선수의 유니폼 입니다. 오는 11월 16일 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에 선발된 구자욱 선수가 등번호 36번을 달고 있습니다. 구자욱 선수의 원래 등번호는 65번 입니다. 소속팀 삼성에서는 65번을 달고 뛰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표팀 유니폼 등번호는 이승엽 선수의 번호인 36번 입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구자욱 선수는 평소 이승엽 선수를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꼽아 왔습니다. 그러나 소속팀에서는 영구결번으로 되어 있는 36번 번호를 쓸수 없으니 대표팀에서 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이승엽의 허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구자욱은 지난3시즌 동안 팀 동료이자 선배인 이승엽을 롤모델로 삼으며 성장했습니다. 덕분에 2015년 신인왕에 올시즌 전 경기(144경기) 타율 .310 21홈런 107타점으로 꾸준함을 과시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야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7살 나이차이에도 둘은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대표팀에서 장필준(29, 삼성), 나경민(26, 롯데)에 이어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구자욱(24, 삼성)은 주장을 맡았습니다. 그는 "주장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감독님이 시켜주셨는데 너무 부담스럽다" 라며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을 한 번 이끌어보겠다" 라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구자욱은 이번 대표팀에서 1루수로 나설것으로 보입니다. 이승엽 이후에 대표팀에 확실한 1루수가 없었던걸 감안하면 구자욱은 앞으로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1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5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도 구자욱은 주장으로서 내야의 가장 큰형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었습니다. 선수들의 다양한 송구를 받아내며 안정적인 1루 수비를 선보였습니다.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도 볼수 있었습니다.

24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하의 선수가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앞으로 한국야구를 이끌 새로운 얼굴들이 선을 보이는 대회 입니다. 일본과 대만은 와일드카드 3명을 모두 사용했지만 선동열 감독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선 감독은 "25인은 모두 우리 야구의 미래다.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이 미래들을 한 사람이라도 도쿄돔에서 경험 쌓게 하고 싶었다" 고 말했습니다.

야구 대표팀은 11월 16일 저녁 7시 도쿄돔에서 일본과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17일에는 대만과 두 번째 예선전을 치릅니다. 대표팀이 예선 1위 또는 2위에 오를 경우 18일 휴식일 이후 19일 오후 6시에 대망의 결승전을 가지게 됩니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 합니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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