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 "'이글스 정신' 새겨 우승권 도전"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독수리둥지로 돌아온 한용덕 감독은 기나긴 암흑기에 빠진 한화 이글스를 구할 수 있을까.

한용덕 신임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제11대 감독 취임식에 참석, 한화의 지휘봉을 잡게 된 소감과 포부를 전했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한용덕 감독과 계약기간 3년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에 공식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등번호는 한화 코치 시절 달았던 77번이었다. 취임식 현장에는 코치진을 비롯해 선수단도 모습을 보였다.

한용덕 감독은 한화가 자랑하는 스타였다. 1987년 한화(당시 빙그레 이글스) 연습생 투수로 입단해 프로통산 120승을 기록했고, 2004년 현역 은퇴 후에는 현장과 프런트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이력도 있다.

실제 한용덕 감독은 2006년 한화 투수코치를 시작으로 2012년 후반기 감독 대행을 거쳐 지난 2013년에는 美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이어 2014년부터는 구단 단장 특별보좌역을 지내며 프런트 업무를 경험했고, 2015년 두산 베어스로 옮겨 투수 및 수석 코치 역할을 수행했다. 한화 측은 “프랜차이즈 출신으로서 구단에서 코치생활을 하는 동안 많은 선수들과 교감하고 원활한 소통을 해온 만큼 빠른 시간 내 선수단 파악 및 구단 현안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며 한용덕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 불러준 사장님과 관계자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친정팀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한 한용덕 감독은 "한화가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도약하기 위해선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단, 팬이 일심동체가 돼 하나의 목표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해 강한 한화로 거듭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5년 만에 한화로 돌아온 소감,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은?

"연락 받았을 땐 감개무량했다. 내 고향이고, 청춘을 바친 곳이기 때문이다. 떠날 때 먹먹했는데, 돌아오게 돼 감개무량했다. 이제부터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팀을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잘 돌아왔는지, 잘못 돌아온 것인지 결정될 것이다. 강한 팀을 만들어보겠다."

-팬들에게 약속하는 바가 있다면?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임기 내에 우승권에 도전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10개팀 가운데 한화의 전력은 어느 정도에 위치해있다고 보는지?

"좋은 선수는 많은 팀이지만, 베테랑과 신예들의 격차는 있는 편이다. 강팀은 그 격차가 적다. 신예들이 주전급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이를 바탕으로 우승권에 도전해보겠다."

-FA 선수들과의 계약은 어떻게 방향을 잡았는지?

"단장님과 더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한화는 외부 FA를 잡으며 어려워졌던 점이 있었다. 단장님과 외부 FA는 안 잡는 걸로 얘기했다. 내부 FA는 천천히 지켜보면서 결정할 생각이다."

-두산에서 한화에 이식해야 할 점은?

"단장님께 '두산의 강점은 프런트와 현장이 일치감을 갖고, 한 곳을 바라보고 가는 시스템이 잘되어있다'라고 말씀드렸다. 내가 현장에서 열심히 하면, 단장님이 나머지 부분을 메워줄 것이라 생각한다."

-팀이 오랜 기간 하위권에 있었던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 가운데 2018시즌에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는?

"밖에서 바라봤을 때 좋은 선수가 많이 있었지만, 내구성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그들과 신예들이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주축선수들만 뛸 순 없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갈 것이다. 고참들의 체력을 비축시키며 젊은 선수들을 활용하면, 그들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팀도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빌딩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지금 얘기할 순 없다. 외부에서 본 것과 내부에서 보는 것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마무리캠프에서 더 살펴봐야 한다. 그 부분은 추후 말씀드리겠다."

-코치진에 빈 자리가 조금 남아있는데?

"1군 스태프는 다 갖춰졌다. 2군은 프런트에서 잘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준비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발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선수 시절 '한화는 이런 팀'이라 느낀 부분이 있었다면?

"전국구, 멋있는 팀이었다. 지금은 침체기 때문에 팬들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반드시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다시 전국구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화 출신 코치를 많이 영입한 배경은?

"두산에서 같이 넘어온 코치들은 한화에서 선수로 함께 뛰었던 코치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화에 대해 알고 있는 코치들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기는 방법도 알고 있다. 유능한 면을 본 코치들이었기 때문에 구단에 요청해서 데려오게 됐다."

-연습생 출신으로 감독 자리까지 올랐는데?

"선수들에게 '나같은 사람도 감독이 됐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선수들이 패배의식을 버리고, 누구라도 얼마든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한다. 그 힘들이 모이면 강한 한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송진우, 장종훈 코치 영입 배경은?

"이글스의 정신이다. 장종훈 코치도 나와 같은 연습생 출신이다. 다들 알다시피 송진우 코치는 기록으로 모든 것을 이뤄냈다. 그들과 같은 이글스 정신을 심어줘서 선수들이 분발하길 바라는 마음에 영입했다."

-마무리캠프에 합류할 예정인데, 어떤 부분을 확인하고 싶나?

"젊은 선수들이 가있다. 내가 모르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량을 갖고 있는지 빨리 파악하고 싶다. 그래야 2018시즌에 빨리 대비할 수 있다. 기존 선수들은 그동안 너무 짠한 야구를 한 것 같다. 조금 더 멀리 보고, 스케일이 큰 야구를 할 수 있게 대화를 하고 싶다. 고참, 신예들의 훈련 방식은 조금 다를 것이다."

-감독대행 시절에는 배팅볼을 항상 던졌는데, 앞으로도 계획이 있는지?

"내가 가장 잘하는 게 배팅볼이다. 처음 한화에 입단할 때도 배팅볼로 들어왔고, 코치 시절에도 줄곧 배팅볼을 던졌다. 감독으로도 배팅볼을 던지면서 선수들을 파악할 것이다."

-등번호 77번의 의미는?

"한화를 떠나기 전 썼던 번호였다."

-에이스 부재가 문제점으로 보였는데, 해결 방안은?

"젊은 선수들 중 선발급 자원으로 확인한 선수는 있었다. 다만, 건강 상태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외국선수를 젊고, 로테이션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질 수 있는 '건강한 선수'로 선발하고 싶다."

-외국인타자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일단 외야 쪽으로 보고 있다. 아직 고르고 있는 중이어서 자세히 말할 순 없다."

-리빌딩에 초점을 맞춘 만큼, 차기 시즌 성적에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이에 따른 괴로움도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있다. 그러나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좋겠지만, 우선순위는 육성이다.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회를 부여할 선수에 대한 기준은?

"투수는 체격조건을 보는 편이다. 김민우, 김범수가 이에 해당하는 투스들이다. 구질쪽으로는 김재영이 좋아 보였다. 체크를 더 해봐야겠지만, 아마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야수 가운데에는 오선진이 있고, 하주석도 아직 젊기 때문에 더 성장해야 한다."

-곧 있으면 2차 드래프트가 열리는데, 보강해야 할 포지션은?

"팀을 더 파악해봐야 한다. 내가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다. 프런트와 얘기하며 부족한 포지션을 파악하고 2차 드래프트에 임할 것이다. 일단 투수쪽을 볼 생각이다."

-김태형 감독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는?

"한국시리즈 끝난 후 이별주를 했다. 김태형 감독이 '어린 감독 모시고 고생 많이 하셨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네. 고생 많이 했습니다'라고 말했다(웃음)."

-선수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야구를 사랑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뭐든 사랑해야 열심히, 온 몸을 다 바쳐서 할 수 있다. 야구를 사랑하라."

[한용덕 감독. 사진 = 대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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