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무실점' 커쇼의 투혼, 그러나 이미 늦은 뒤였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A 다저스의 수장인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월드시리즈 7차전을 앞두고 총력전을 선언했다.

총력전의 중심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자리하고 있었다. 커쇼는 이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등판한 바 있으며 이틀 밖에 쉬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왔으니 등판을 포기할 수 없었다.

커쇼는 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휴스턴의 득점을 막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문제는 이미 다저스가 0-5로 리드를 내준 뒤였다는 점. 다저스는 이날 선발투수로 다르빗슈 유를 내세웠으나 다르빗슈는 포수의 사인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2회초 조지 스프링어에 좌중월 2점홈런을 맞은 뒤 곧바로 브랜든 모로우와 교체됐다.

다저스에게 내일은 없었다. 커쇼는 3회부터 등장했다. 커쇼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4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만 내주며 삼진 4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은 커쇼가 버티는 4이닝 동안 단 1점 밖에 얻지 못했다. 휴스턴 역시 인해전술로 대응했다. 선발투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에 2⅓이닝만 맡기고 브래드 피콕을 투입했다. 피콕도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휴스턴은 프란시스코 리리아노, 크리스 데벤스키, 찰리 모튼을 줄줄이 투입했다.

어쩌면 커쇼가 투입될 시점에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었는지도 모른다. 휴스턴이 2회까지 5점을 올릴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다저스는 총력전을 계획하고도 초반 대량실점에 움직일 방법이 없었다. 커쇼에 이어 켄리 젠슨, 알렉스 우드 등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모두 나왔지만 너무 늦은 뒤였다. 결국 다저스는 1-5로 패하고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좌절됐다.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역투하는 클레이튼 커쇼.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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